오키나와 시급 8120원의 효과

일본 최남단의 섬으로 무려 16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지자체, 오키나와현(縣)은 일본의 대표적 관광 도시다.
오키나와현의 거주 인구는 146만5183명(2025년 6월1일 기준)이다. 그런데 일본 전체 인구 1억 2300만 명의 1.2%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오키나와의 관광 수입은 2023년 기준으로 8563억엔(한화 약 8조 2600억 원)을 기록했다. 해당 연도의 관광객 수는 853만명(내국인 727만명, 외국인 126만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펜데믹 이전의 최고 수준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로 1인당 오키나와를 방문해서 10만400엔(한화 약 100만 원)씩 소비를 하고 돌아간 셈이다.
오키나와현의 관광수지 흑자 규모는 일본 전체 관광 수지에도 막대한 '플러스'다.
통계가 기록된 일본의 당해년도(2023년)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소비액은 5조2923억엔(한화 51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오키나와를 방문한 외국인 126만명의 연간 여행 소비액을 3000억엔으로 계산하면(내국인 소비액의 2.5배 추정) 인구가 일본 전체의 1.2%에 불과한 오키나와가 전체 외국인 여행 수지흑자에 기여한 비중은 무려 7%에 달한다. 오키나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오키나와 주민의 대부분은 관광 산업에 종사한다. 관광, 서비스업 등 3차 산업 종사자가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관광 수입이 없으면 생계유지가 되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주민이 고작 146만 명인데 연간 방문 관광객 수는 무려 6배가 넘는다.
관광객이 오키나와를 즐겨 찾는 이유는 무덥지 않고 쾌적한 날씨와 천혜의 풍광,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등 많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오키나와를 자주 찾는 이유가 또 하나 더 있다. 바로 저렴한 물가다.
오키나와는 유명한 관광지임에도 일본인들한테 숙박비나 식비 등 여행 경비가 싼 곳으로 잘 알려져 인기가 높다.
실제 국내 여행 블로거들도 유튜브에서 현지 여행담을 올리면서 물가가 싸고 가성비 좋은 여행지를 소개하며 오키나와를 소개하고 있다.
여행 경비 중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숙박비의 경우 동급의 한국의 호텔비보다도 훨씬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으며, 식비 역시 한 끼에 우리 돈 1만원 안팎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명 맛집들이 많다. 또 아쿠아리움 등 관광지나 관광시설 입장료도 한국이나 중국의 이용료보다도 더 저렴하다.
이같은 저렴한 물가의 배경엔 일본 최하 수준인 최저임금이 한몫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각 지자체별로 최저 임금이 다르다. 지역 특성에 따라 자율권을 인정해 경제력과 생산성 수준에 따라 최저 임금을 정한다.
지난해 기준 오키나와현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896엔으로 우리 돈으로 8120원에 불과하다. 반면 수도이자 경제중심도시인 도쿄도의 최저임금은 1113엔으로 한화 1만81원이다. 도쿄보다 오키나와의 물가와 음식값이 훨씬 싼 이유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0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보다 2.9% 인상한 것으로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내년도 최저 시급은 1만2384원이다. 일본 도쿄보다 20% 이상, 오키나와에 비하면 무려 40% 이상 많은 액수다.
영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벌써 한 걱정이다. '이젠 장사 때려 치우고 알바하러 다녀야겠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제 우리나라도 최저임금을 지역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루에 내방 손님 수가 100명에 불과한 시골 편의점의 알바생과 1000명이 넘는 대도시 편의점 알바생의 시급이 똑같다면 이건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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