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고지 없이 녹음·녹화'···악성민원, 뿌리 뽑는다

정수진 기자 2025. 7. 1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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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민원 처리 공무원 보호 강화
실효성 논란 사전고지 의무 패스
면담시간 설정 등 정책 지원 총력

동·북구·울주, 작년부터 '고지' 삭제
중구, 특이민원 한해 고지 않아도 돼
울산 남구의 한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에서 실시한 특이민원 발생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 모습. 남구 제공

울산에서 공무원을 상대로 한 욕설과 폭행 등 악성 민원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무원들이 위법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고지 없이도 민원인을 녹음·녹화할 수 있게 됐다.

울산 남구는 지난 11일 '민원 처리 담당자 휴대용 보호장비 운영 지침' 일부 개정 예규안을 행정예고하고, 녹화·녹음 시작과 종료 전 고지 의무 조항을 삭제했다고 14일 밝혔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인원은 2020년 293명, 2021년 264명, 2022년 262명, 2023년 301명으로 해마다 250~300명대를 유지하고 있어, 공무원에 대한 폭언·폭행 등 위법 민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에는 행정안전부의 운영지침에 따라, 공무원이 민원으로부터 폭행이나 폭언을 당할 경우 녹화·녹음을 시작하기 전과 종료 시 해당 사실을 민원인에게 고지해야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미 화가 난 민원인에게 녹화하겠다고 하면 더 화를 낸다", "고지하는 사이 주먹이 날아올 수도 있다"라는 등의 실효성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다.

이러한 지적에 행안부는 지난 2023년 9월 휴대용 보호장비 운영 사용자 준수사항에서 사전고지에 관한 내용을 삭제했다.

이에 남구는 지자체의 운영 지침에서도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더불어 휴대용 보호장비 부 관리책임자도 사용부서 총괄 담당에서 사용부서 주무담당으로 관리책임자 명확하게 정비했다.

앞서 울주군과 북구·동구도 작년부터 녹화·녹음 관련 사전고지 조항을 삭제한 바 있다. 중구도 별도로 지침을 수정하지는 않았지만 특이 민원의 경우 사전고지 없이 휴대용 보호장비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 위법 행위로부터 민원 공무원을 보호하려는 조치로 지급된 '목걸이형 카메라(웨어러블 캠)'과 함께 '촬영중'임을 고지하는 목걸이를 함께 착용한 한 공무원이 울산 남구청 민원실에서 민원 업무를 보고 있다. 울산매일 포토뱅크

각 지자체는 지난 2022년부터 악성 민원에 대비해 웨어러블 바디캠(착용형 카메라)을 도입해 행정복지센터와 민원이 잦은 부서에 배치하고 있다. 이는 폭언·폭행 등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고, 사건 발생 시 정확한 증거를 확보하려는 조치로, 현재 울산에서는 남구 75대, 울주군 35대, 동구 22대, 북구 22대, 중구 7대의 바디캠이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울산 각 구·군은 민원과의 통화 권장 시간을 20분 이내로 설정하거나 시행 예정에 있다.

이는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조와 행정안전부의 '민원인의 위법행위 및 반복 민원 대응 지침'에 따른 것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통화나 면담이 과도하게 길어질 경우 담당 공무원은 20분이 지나면 민원을 종결 처리할 수 있다.

15분이 경과되면 안내 멘트를 통해 권장 상담시간을 고지하고, 20분이 되면 통화 종료를 알리는 음성 등이 송출되도록 한다.

더불어 각 지자체는 특이민원 상황을 가정한 비상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악성 민원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홈페이지나 직원 배치도에서 이름과 사진을 삭제하고 있다. 또 △울주군의 '공무원 변호 비용 지원 조례' 제정 △동구의 '악성 민원 전담 대응팀' 운영 등 각종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