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강선우, ‘갑질 의혹’ 해명…李대통령 임명 강행할까
‘쓰레기 분리수거 지시’ 의혹에 “저의 잘못이라 생각”
‘변기 수리 지시’ 의혹엔 “의원실 아닌 지역 보좌진에 부탁”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국회의원이 보좌관에게 쓰레기 분리수거를 지시하고, 변기 수리업체를 알아봐 달라 요청한 것은 부당한 '갑질'일까, 일상적인 '부탁'일까.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보좌관 갑질 논란'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가운데, 강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관련 사안에 대한 심경과 입장을 밝혔다. 강 후보자는 지시 사실을 일부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으나, 의혹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청문회를 지켜본 대통령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고개 숙인 강선우, 의혹들엔 "과장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쯤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의했다. 청문회는 시작과 동시에 한차례 파행을 겪었다. 야당 의원들이 '갑질왕 강선우 OUT'이라고 적힌 피켓을 PC 화면에 붙인 게 화근이 됐다. 이를 여당 의원들이 문제 삼으면서 장내에는 고성이 오갔다. 정회가 선언됐고, 약 15분 만에 회의는 속개됐다.
강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어두운 얼굴로 답변을 이어갔다. 청문회 시작 전 제기된 이른바 '보좌관 갑질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였다. 강 후보자는 청문회장에 입장할 당시에도 국민의힘 보좌진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그는 우선 논란을 촉발시킨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일련의 논란이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강 후보자는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청문회 준비 소회를 묻자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 논란 속에서 상처받았을 보좌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다만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하며 논란이 다소 과장됐다고 해명했다.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지시 의혹'에 대해선 "전날 밤에 먹던 것을 아침으로 먹으려고 차로 가지고 내려갔던 적도 있다"며 "그것을 다 먹지 못하고 차에 남겨 놓고 그 채로 내린 건 저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망가진 변기 비데를 수리해달라고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과장됐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강 후보자는 "여의도 의원회관에 있는 보좌진이 아니라 집에서 차로 2분 거리인 지역사무소의 보좌진에게 '어떡하면 좋겠냐'고 조언을 구하고 부탁드렸던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강 후보자는 이같은 의혹을 제기한 보좌진에 대해서 '허위사실' 혹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법적 조치할 계획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야당 위원들이 강 후보자가 내부고발자들의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강 후보자는 "공식 자료가 아니며, 청문회 준비단 내부에서 오간 아이디어가 유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당은 '소명'으로 판단…李대통령, 임명 강행할까
여당은 강 후보자가 일련의 논란들을 충분히 소명했다는 입장이다. 장관으로서 결격 사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되레 민주당은 야당이 강 후보자를 '악마화'한다고 주장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야당이 청문회를 인신공격과 모욕으로 만들어가면서 이재명 정부의 정책을 말도 안 되는 악마화, 모욕으로 덧씌워가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강 후보자의 소명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불안감도 감지된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갑질 논란'의 심각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장관 후보자로서 개인(강 후보자)의 능력, 가치관에 대해선 의심하지 않는다"면서도 "제보한 보좌관의 심경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우리 모두 반성할 점이 없는지 되돌아보야 한다"고 전했다.
당 일각에선 조심스럽게 강 후보자를 비롯한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N 뉴스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께서 임명한 장관 후보자들이니까 무탈하게 청문회를 마치고 임명돼서 일 잘하기를 바란다"면서도 "문제가 있으면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 앞, 이재명 대통령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정치권 관심이 집중된다. 국무총리와 달리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거치되 국회의 동의 없이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13일 강 후보자와 관련된 논란에 "인사청문회를 통해 본인들의 소명을 지켜보고 판단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답했다. '소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향후에도 낙마를 시킬 수 있다는 거냐'는 물음에는 "인사청문회는 국민과 국회의원 앞에서 여러 의혹도 해명하고 자격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는 장으로 알고 있다"며 "그곳에서 국민적 의혹에 설명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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