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공직자의 기본은 청렴…돈은 가장 위험한 유혹”

이 대통령은 이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5급 신임 관리자 과정 교육생'앞에서 한 특강에서 "저는 부패한 사람이라는 온갖 음해와 공격을 당해왔지만 사실은 정말 치열하게 제 삶을 관리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국가공무원들 앞에 나서 특강을 한 것은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국정이든, 시정이든 모든 일의 성과는 일선 공직자들 손에 달려 있다. 여러분 손에 이 나라 운명이 달려 있다"며 "여러분들 하기에 따라 흥한 대한민국이 될 수도 있고 망한 대한민국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서유기에 나오는 부채) 파초선에 대한 얘기를 제가 가끔 하는데, 한번 부칠 때마다 세상엔 태풍이 불고 천지가 개벽한다. 여러분 손에 들린 펜이 파초선 같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5년 동안 고용된 단기 임시직"이라며 "(저도) 5년 후에 평가를 받을 것이다. 저 사람 때문에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게 됐다고 할 수도 있고 저 인간 때문에 망했다고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간을 두 배 효율성 있게 쓰면 임기는 10년이 될 수도 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저는 모든 일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할 생각"이라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만약에 돈을 벌어야겠다 생각했다면 공직은 빨리 그만둘수록 행복해질 수 있다"며 "만약 더 많은 권력을 갖겠다고 생각하면 공직보다 정치를 하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돈은 마귀다. 이 마귀는 가장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 어떤 천사냐면 친구, 친척, 선배, 동료, 어쩌면 사랑하는 내 애인"이라며 "처음엔 문자와 메일을 보내고 그 다음에 전화가 온다. 또 커피라도 한잔, 밥이라도 한끼, 그러다 술이라도 한 잔, 골프라도 한 번, 그다음에 상품권, 그러다 내성이 생겨서 별 느낌 없게 되면 장부에 다 써놨다는 걸 알게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세상은 그렇게 험하니 여러분이 잘 지키시기 바란다"며 "돈을 조심하면 여러분 인생이 편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제가 (성남) 시장이 되고 나니까 만나자는 사람이 많더라. 이 사람들이 만날 때마다 저한테 뭘 부탁한다. 제가 그 때 시장실에 업자들 경고용으로 CC(폐쇄회로)TV를 달아놨는데, 그 다음부터 면담 신청이 확 줄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참된 공직자의 기준으로 "첫째는 '방향'이 중요하다"며 "공직자는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을 사랑해야 한다. 기술적 능력이 뛰어나도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데 쓴다면 나라 망할 일이다. 여러분의 기본적인 마음과 자세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두번째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성실함'이다. 방향이 똑같아도 게으르면 무슨 소용인가. 부족해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훌륭한 공직자"라며 "마지막은 '테크닉(기술)'이다.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무원들은 재량의 범위 내에서 선의를 갖고 하는 일이면 그게 실패할수도, 성공할수도 있는데, 공직자들이 의무 외에 책임질 일은 절대로 안하기로 마음먹은 게 지금 현재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저도 총력을 다해 일선 공무원들이 스스로 합리적으로 판단해 선의를 갖고 하는 일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책임을 묻지 않는 그런 제도, 그런 공직 풍토를 꼭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 중 이 대통령은 취임 후 한 달 여 지난 시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가가 많이 오른 것 정도"라고 해 환호를 자아냈다.
또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이 있는데 국민들이 반대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란 질문에 이 대통령은 "내가 생각하는 좋은 정책인데 국민들이 아니면 구성원 다수가 반대한다고 하면 내 판단이 혹시 부족한가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 보라. 제가 토론을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은 결국은 공직자의 결단"이라며 "진리를 말하는 종교인이 아니고 착한 일을 하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최대한 오해를 줄이고 이해시키고 조정하고 안 되면 마지막에는 칼로 자르듯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정의 답은 현장 속에 있다는 조언도 했다.
이 대통령이 성남 시장 재직 당시 기획했던 '분당~수서 도시고속화도로' 공원화 사업을 예로 들었다. 고속화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 분진으로 인한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도로를 복개 구조물로 덮고 그 위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전문가들은 (도로 지하화를 위해) 단지 땅을 파면 돈이 얼마나 들고, 교통을 어떻게 분산시키고 등을 논의하다 결국 안 된다고 했다"며 "그런데 주민들 중 누군가 안을 냈고 조사해보니 가능했다. 그래서 국민들의 의견을 현장에서 많이 들으면 하늘이 무너지는 속에서 솟아날 구멍이 생길 수 있더라"고 했다.
한편 이날 특강이 끝난 뒤 이 대통령은 신임 공무원들과 함께 개발원 내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