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경제 항산항심] 지·산·학 협업 성공이 부산의 미래를 연다

이한녕 한국은행 부산본부장 2025. 7. 1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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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녕 한국은행 부산본부장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은 항만과 제조업 중심의 산업도시로 성장해왔으나 수도권 경제력 집중, 지역 성장동력 약화 등으로 경제적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제1 도시와 경제규모 차이가 약 5배로 OECD 및 유럽 주요국과 비교하면 높은 편(2022년 기준, 26개국중 3위)에 속한다. 수도권 경제력 집중 심화는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부산을 포함한 비수도권의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각종 국가균형발전 시책에 더욱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부산경제의 위상이 낮아진 내부 요인으로는 전통산업의 고부가·기술집약 산업으로의 전환이 지연되면서 지역 제조업이 쇠퇴하고 서비스업은 정체된 점을 들 수 있다. 1970년대 초반 이래 정부의 장기간에 걸친 서울과 부산을 대상으로 한 성장억제책으로 인해 부산경제를 견인해오던 기존 제조업의 역외유출이 지속된 반면 정보통신기술산업 등 고부가가치 기술집약산업의 지역내 성장은 미흡한 상황이다. 운수·숙박·음식·도소매업 등 주요 업종은 영세성이 높고 고도화가 더디며,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통신 및 사업서비스업의 비중은 낮다.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인해 연구개발 등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혁신 활동이 부진했던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간 부산시와 상공인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노력으로 상황은 개선되고 있으나, 경제규모에 비해 연구개발투자가 미흡한 데다 혁신을 주도할 선도기업이 충분치 않고 스타트업의 성장 역동성도 수도권에 비해 떨어지는 실정이다. 그 결과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고 있고, 지역 기업들은 일손 부족을 외국인 노동자로 메우는 실정이다.

이러한 지역 여건이기에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과 같은 규제혁신 입법, 해양수산부 이전 등 해양수도화 시책, 공공기관 이전은 부산경제 재도약을 위한 핵심 과제로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에 더해 지역대학과 산업계의 협업과 지자체의 지원(지·산·학 협업)을 통해 연구대학 중심의 혁신 생태계가 부산지역에 반드시 뿌리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대기업이 적어 기업 자체 연구개발 여력이 부족한 지역 산업구조를 고려할 때 제4차 산업시대에 걸맞은 기업체질 개선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지·산·학 협업이 유일무이한 해법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에는 4년제 대학을 포함해 20개 이상의 고등교육기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내에 15만 명 이상의 청년층이 상주하며, 교육·거주·소비 등 다방면에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학생들의 소비지출은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대학과 병설기관들은 지역사회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특히 교수 연구원 행정직 등은 고학력 전문인력의 안정적 정착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산의 대학들은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조선해양 기계 IT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기업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기술 혁신과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양신산업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과 연계한 특화 교육과정과 연구 프로젝트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대학이 단순한 학문기관을 넘어, 지역 혁신의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1월 부산미래경제포럼에 참석한 조남준 난양공대(NTU) 석좌교수는 ‘지·산·학으로 사람과 아이디어를 이어 성공한 싱가포르 난양공대 사례’를 소개하며,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부산은 싱가포르보다 더 강한 지·산·학 협력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자체·대학·산업계·공공기관 등이 참여하고 있는 부산형 라이즈(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이 지역 전략산업의 육성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대학의 글로벌 역량 강화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 지·산·학 협업을 통한 부산경제 재도약의 핵심축이 되길 성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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