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가 된 ‘학생들의 재치’, 솜씨는… 전문가 못지않네

박경호 2025. 7. 14. 18: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천 재능중 3학년 창작전시 ‘Teen Film VICTORY!!’… 내달 14일까지

우리미술관, 찾아가는 예술교육 성과
16차례 미디어아트 ‘기획·제작’ 도와

지난 10일 인천 동구 우리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Teen Film VICTORY!!’ 전시장에서 재능중학교 3학년 3반 학생들이 자신들이 만든 미디어아트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5.7.10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학창 시절의 푸르디푸르른 순간이 미디어아트 작품에 담겼다. 외부의 누군가가 담은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그 빛나는 순간을 포착해 영원히 간직하고자 한다고 학생들은 말했다.

인천 동구 재능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자신들이 창작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선보인 전시 ‘Teen Film VICTORY!!’를 관람하며 각자의 소감을 꺼냈다. 학교에서의 소소한 일상부터 학교 폭력 같은 이야기까지 그들의 시선에서 영상 작업으로 풀어냈다. 슬로모션이나 스톱모션 등 전문가의 기법까지 능숙하게 작품에 녹여냈다. ‘이예강의 신나는 좀비모험’ ‘메기권선’ ‘우리들의 여름’ ‘훔바훔바’ ‘복수는 차갑게 마법은 뜨겁게’ ‘약한 자의 성장’ 등 작품 제목만 봐도 재기발랄하다.

이번 전시는 동구와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우리미술관이 올해 처음 시도한 ‘찾아가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결과 보고전이다. 이 프로그램은 동구 구도심 학교 학생들에게 예술 체험과 교육 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재능중 3학년 학생들은 올해 1학기 미술 시간 16차례에 걸쳐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했다. 미디어아트 작업을 하는 김용현 작가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작품 기획, 촬영, 제작, 전시를 함께했다. 재능중 3학년 모든 학생들은 조별로 미디어아트 작품을 만들어 전시했다.

지난 10일 우리미술관 전시장에서 만난 최선우 군은 같은 조 친구들과 ‘숄더 브레이커’, 즉 학생들의 언어로 속칭 ‘어깨빵’이란 제목의 작품을 제작했다. 최 군은 “평상시 스마트폰으로 아무렇게나 영상을 찍었던 것과 달리,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줌(Zooom) 기법을 어떤 경우에 써야 하는지, 위에서 찍을 때는 영상이 어떻게 나오고, 아래에서 찍을 때는 어떻게 나오는지 생각하면서 작품을 만들었다”며 “우리가 만든 영상을 작품으로 다시 만나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인천 재능중학교 3학년 3반 학생들이 촬영 장비를 다루는 방법을 실습하고 있다. /우리미술관 제공


이날 전시장을 찾은 학생 20여명은 처음 보는 다른 팀의 작품을 나름대로 평가해주거나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나누면서 1시간 가량을 전시장에 머물렀다. 학교 폭력을 주제로 한 작품을 제작한 차세훈 군은 “같은 조 친구들끼리 (우리 또래에서) 심각한 문제인 학교 폭력을 다뤄보자고 결정하고 이야기를 만들었다”며 “결과물이 잘 나와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우리미술관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한 재능중 장광현 미술 교사는 “인천이 서울과 가깝긴 해도 문화적으로는 낙후돼 있는데, 미술관과 협업해서 학생들에게 수업 시간에 배우고 만든 것들이 전시장에서 전시까지 되는 경험을 주고 싶었다”며 “학생들이 장난스러운 것조차 예술로 승화될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재능중 박정희 교장은 “정해진 교육 과정을 소화하면서도 거의 한 학기 분량을 문화예술교육에 투자하는 건 쉽지 않은 시도였다”며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입시 등으로 예술 영역을 접할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데, 이렇게 예술 활동을 직접 해보는 것은 정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재능중 학생들이 완성한 미디어아트 전시는 내달 14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12월에는 재능중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다.

/박경호 기자 pkhh@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