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최저임금에 중소기업·자영업자들 깊은 한숨

정희윤 기자 2025. 7. 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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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임위, 2026년 최저임금 1만320원 합의
경기침체 속 인건비 부담에 경영 유지 호소
"현장 충격·부작용 상당…피해는 근로자"
일자리 안정 자금 부활 등 현실적 대안 요구도
2026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20원으로 오르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소규모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장모(58)씨는 최근 깊은 고심에 빠졌다. 지속된 경기침체로 사업 매출이 절반가량 줄어들며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서 인력 감축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장 씨는 "일한 만큼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최근 3~4년간 이어진 경기침체로 업체 사정이 예전 같지 않다"며 "회사가 존속해야 직원들에게 월급도 줄 수 있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오르면 직원들을 고용하지 말라는 이야기로 들린다"고 호소했다.

#. 식당을 운영하는 김철현(42) 씨 역시 답답함을 토로했다.

물가 상승으로 손님 수는 줄어들었지만, 테이블마다 주문한 고기를 직원이 직접 구워주는 운영 방식 때문에 인력 감축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 씨는 "고기를 직접 구워주는 서비스 때문에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시기에 아르바이트생 수를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매출도 반토막 나 공과금, 원재료비, 인건비 등을 제하면 제 손에 남는 건 거의 없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때때로 '가게를 계속 운영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최근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320원으로 확정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 유지마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 인상된 시급 1만 320원으로 최종 합의했다. 이번 임금 인상은 17년 만에 노사정 합의로 이뤄낸 역사적인 결정이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울상이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수당과 급여 인상이 반가운 소식이지만, 영세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최저임금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중소기업계는 업종별 차등 적용과 동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입장문을 통해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 지급을 성실히 준수하고 일자리 유지를 위해 힘쓰겠지만 이번 인상으로 인한 현장의 충격과 부작용은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보다 부정적으로 전망되는 경영 환경에서 국내 고용의 80%를 책임지는 중소기어과 소상공인, 그리고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부담 증가로 고용과 사업의 지속 여부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그 피해는 결국 저임금 근로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입장문을 통해 "이미 벼랑 끝에 선 소상공인에게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치명적"이라고 비판하며 "이번 결정이 사회적 합의라는 점은 존중하지만, 후속 대책 없이는 민생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자리 안정 자금의 부활을 비롯해 경영 안정 자금 확대, 고용 형태에 따른 지원책 마련 등 현실적인 대안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정부와 국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경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향후 합리적인 최저임금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