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중국발 AI 인재 ‘쓰나미’

푹 찌는 무더위 속에 흥미로운 뉴스 하나가 날아들었다. “세계 AI(인공지능) 최고 연구자 100명 중 절반이 중국인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한 소식을 읽었다. 본보도 지난 10일자에 관련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놀라움 속에 약간의 두려움마저 몰려왔다. AI 기술의 중심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변처럼 느껴졌다.
AI는 데이터, 알고리즘, 컴퓨팅 파워라는 삼각 축 위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그날,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기술의 등장을 온몸으로 실감했다. 이후 챗GPT, 미드저니, 딥시크 같은 모델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제 AI는 ‘초지능’이라는 새로운 논의의 장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기술의 방향을 결정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 세계는 지금 AI 인재 유치 전쟁의 한복판에 있다. 그런데 지금 그 최전선에서 가장 많은 두뇌를 거느리고 있는 곳이 중국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중국은 국가가 직접 나서 AI 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다. 중국은 2023년 AI와 양자과학 등 첨단산업에 1조 위안(약 2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베이징대, 칭화대 등 주요 대학의 논문 생산량은 세계 상위를 휩쓸고 있다. 중국의 AI 연구자는 2015년엔 1만명도 채 안됐다. 2023년 통계를 보면 5만2000명으로 급증했다. 미국과의 기술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AI 스타트업도 공격적이다. 딥시크 같은 기업은 저비용·고성능 모델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항저우·선전에선 ‘육소룡’이라 불리는 AI·로보틱스 스타트업들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재를 스카우트하고 있다. 이들 연봉은 최고 3억원을 넘는다. 지난 주 발표된 ‘세계 톱100 AI 과학자’ 중 50명이 중국 국적이다. 15명은 미국 소속이지만 중국계다. AI를 움직이는 두뇌의 절반 이상이 중국과 연결돼 있다는 얘기다.
이젠 AI를 넘어 한층 더 진화한 AGI(범용 인공지능) 시대가 열리고 있다. 딥마인드로 알파고를 만든 데미스 허사비스는 5~10년 내 AGI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AGI 개발에 연간 2000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이 AGI는 좋은 일은 물론 나쁜 일도 마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AI의 마지막 단계 개발에서 국제 공조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 한국은 어떤가. 우수한 인프라와 교육 시스템이 있지만 AI 인재 확보는 멀기만 하다. 글로벌 인재를 끌어들이는 전략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 미국은 H-1B 비자 확대와 AI 인재 전용 이민 정책으로 세계 각국의 젊은 두뇌를 흡수하고 있다. 중국은 천문학적인 보수와 연구 환경으로 과학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이제라도 우리는 인재 유치의 판을 새로 짜야 한다. 해외 AI 석·박사에 대한 특별 이민 제도, 산학연 공동 프로젝트 확대, 기업과 연계한 파격적 채용 조건 등이 시급하다.
한편 또다른 과제도 짚어봐야 한다. AI 산업이 커질수록 윤리와 자본의 충돌도 격화하고 있다. 오픈AI와 딥마인드도 처음엔 ‘윤리적 AI’를 표방했다. 그러나 시장과 자금 앞에 방향을 틀었다. 데이터의 편향, 알고리즘 차별, 사생활 침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AI가 특정 국가의 이익에만 봉사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AI 최고 두뇌의 절반이 중국과 관련 있다는 게 두려운 이유다.
기술은 멈추지 않는다. AI 시대 새로운 윤리적 리더십과 국제적 규범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인재다. 정부는 AI 생태계 조성에 1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지금 어떤 인재를 확보하느냐가 미래의 기술을 좌우할 것이다. AI가 특정 국가 이익에 편향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정책과 인재 확보가 화급하다.
김광태 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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