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 그리고 우후죽순 생명의 소리 [김유찬의 셔터로그]

김유찬 2025. 7. 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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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내린 비때문인지 대숲의 공기는 더욱 깊었습니다.

쏴 하고 대나무 숲 위를 가르는 바람, 그리고 숲을 걷는 발자국의 뽀득 소리.

죽녹원은 고요한 듯하면서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수많은 소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소리 없이 크지만, 그 뿌리는 땅 아래서 오래전부터 준비중이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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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내린 비때문인지 대숲의 공기는 더욱 깊었습니다.

숨조차 다르게 쉬고 있는 듯 했습니다.

쏴 하고 대나무 숲 위를 가르는 바람, 그리고 숲을 걷는 발자국의 뽀득 소리.

죽녹원은 고요한 듯하면서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수많은 소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크게 들리는 소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나는 대나무의 쑥쑥 크는 소리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문득 떠오른 말, 우후죽순(雨後竹筍)

요즘처럼 비가 많이 내린 다음날, 대나무 밑동에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죽순이 자라난다는 의미를 뜻하고 있습니다.

거의 기적의 성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후죽순이라는 말은 요즘엔 ‘갑자기 너무 많이 생겨난다’는 부정적 뉘앙스로 쓰이지만, 원래는 자연의 생명력과 번성함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대나무는 정말로 믿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자랍니다.

하룻밤 사이 몇십 센티미터씩 자라기도 합니다.

소리 없이 크지만, 그 뿌리는 땅 아래서 오래전부터 준비중이었을 것입니다.

우리 삶의 성장도 그런 건 아닐까.

겉으론 조용하지만, 속에선 이미 무언가 꿈틀대고 있는 죽녹원은 그런 ‘조용한 에너지’로 가득한 숲이라 생각이 듭니다.

조용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하여 이 숲이 조용한 게 아니라 작은 소리들이 크고 다양하게 들리는 곳이라는 걸.

바람이 스칠 때 나는 대나무의 잎소리는 마치 누군가 부드럽게 웃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고,

죽순이 자라는 건 들을 수 없지만 그 아래 살아 숨 쉬는 흙의 온도를 상상하면 그 조용한 진동마저도 느껴집니다.

그날 나는 ‘사진보다 먼저 들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셔터를 누르는 걸 잠시 멈추고 오래도록 그 자리에 머물었습니다.

그리고 자그맣게 들리는 속삭임.

들리는 것보다 더 큰 건 ‘들을 줄 아는 태도’라는 것을...

죽녹원이 조용히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충청 #충북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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