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秋夕) 아닌 하석(夏夕)···달라진 풍경
폭염에 채소·과일 가격도 출렁
더위 따라 우리 모습도 '변화'

가을은 기온이 꺾이는 계절이다. 기상학적으론 '일 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떨어진 후 다시 올라가지 않은 첫날'을 시작일로 본다. 여름은 꾸준하게 20도 이상을 기록할 때다. 문제는 여름의 끝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을 한 가운데 있는 큰 명절인 지난해 추석 풍경은 상징적이다.
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광주의 지난해 9월 17일(추석 당일) 아침 최저기온은 25.4도, 낮 최고기온 35.7도를 각각 기록했다. 9월 중순임에도 폭염 경보 기준인 35도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광주·전남은 3일 연휴 내내 열대야를 기록했다. 여름 추석이라는 뜻으로 하석(夏夕)이란 말이 나온 이유다. 앞서 2015∼2023년엔 음력 8월 15일 기준, 22.6도∼30도를 나타냈다.
낮 기온은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이었다. 20도 초반에서 30도 사이를 오가던 날씨가 지난해 급상승했다. 실제 2016년 30도, 2019년 29.6도, 2022년 26.9도가 각각 최고치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상기후의 후폭풍이다. 폭염과 집중호우, 봄철 갑작스러운 한파 등으로 인해 추석을 앞두고 과일·채소 가격은 덩달아 널뛰기하고 있다. 명절에 가장 많이 쓰이는 사과는 10개 기준, 보통 2만5천원 전후 가격을 유지하다 역대 최장 장마와 태풍이 있었던 2020년 4만2천원대로 훌쩍 뛰었다. 잡채·나물 등으로 쓰이는 시금치는 100g 기준 1천원 미만이었던 게 이상기후가 나타난 2022년에는 2천378원, 지난해에는 3천944원까지 상승했다. 시금치가 대표적인 저온성 잎채소인데 폭염·집중호우 등이 반복된 탓이다.
특히 최근 5년 새 급증하고 있는 집단 식중독과 장염 등 날씨 때문에 쉽게 상하는 전염병 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무더운 추석 현상은 앞으로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기혜 광주지방기상청 주무관은 "최근 10년 간 폭염과 열대야가 드물었던 5~6월과 9월, 두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등 이른 더위와 늦더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경향과 최근 발표한 3개월, 6개월 전망을 참고했을 때 올해 9월과 10월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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