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인터뷰] '여축 화석' 지소연, "수많은 한일전 치렀지만, 이기기 쉽지 않아... 스피드-피지컬은 우리가 낫다"

임기환 기자 2025. 7. 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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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화성)

여자축구의 살아 있는 화석 지소연이 한일전의 특수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와중에, 스피드와 피지컬은 대한민국이 낫다고 자부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경기도 화성특례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2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일본과 1-1로 비겼다. 이로써 신상우호는 중국전에 이어 대회 2연속 무승부를 거뒀다.

신상우호를 침몰 위기에서 구해 낸 히어로는 동점골의 주인공 정다빈이었지만, 신상우호를 지탱한 기둥은 베테랑 에이스 지소연이었다. 미드필드의 중심축이자, 그라운드의 컨트롤러로 기능했다. 그가 있었기에 패색이 짙어져 가는 0-1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은 2연속 극적 무승부를 이뤄낼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지난 중국과의 개막전에서도 후반 막판 지소연의 극장골로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지소연은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한일전이고 어린 선수들이라 그런지 전반에는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상대에게 공간을 많이 내주며 편안하게 플레이하도록 놔두는 결과를 초래했다. 후반 들어선 포메이션을 바꾸고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앞에서부터 강하게 프레싱을 걸어 상대 실수를 유발해 찬스를 만들어 내자고 얘기했다. 그 결과 다빈이의 득점으로 비길 수 있었다. 전반부터 조금 더 적극적으로 플레이했더라면 더 나은 결과가 있었을텐데"라며 잘된 점과 그렇지 못한 점을 나열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스리백과 포백의 트렌지션을 훈련했다. 우리가 내려서 포백을 쓸 때 상대가 편하게 플레이했다. 후반에는 강채림과 문은주를 양쪽으로 올려 밖에서부터 프레싱을 걸었다. 그러니 당황해하더라. 미스가 많이 나더라. 우리는 한 가지 전술이 아닌, 두세 가지를 가져가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신상우 감독은 대망의 한일전을 앞두고 고강도 훈련을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지소연은 "세계적으로 여축도 고강도 레벨이 굉장히 높다. 그 차이가 승부를 가르는데, 유럽 선수들의 고강도 메뉴는 우리랑 차이가 크다. 하나 우리도 세계 레벨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팀에는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이 많다. 콜린 벨 전 감독이 강조했던 걸 이번 체제에서도 같이 가져가고 있다. 좋은 점이고 필요한 부분이다. 어린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어서 오늘 경기는 뿌듯했다. 팀을 구해준 다빈이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라고 언급했다.

2000년대 초반 태생으로, 지소연과는 띠동갑 이상 차이가 나는 정다빈이 극적 동점골을 터트리자 지소연은 달려가 기특하다는 듯 머리를 건드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에 지소연은 "너무 좋아서 머리를 때리려고 했는데 얼굴을 때렸더라. 깜짝 놀랐다. 다빈이에게 사과를 했다. 이런 선수들이 한두 명씩 나와주는 게 감사하다"라며 골 세리머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일본을 대한민국을 맞아 5명의 신인들을 내보내며 A매치 데뷔전을 치르게 했다. 이에 대해 지소연은 "일본이 국내파로만 꾸려서 왔다고 들었다. 그런데 자원이 워낙 많아 국내파도 좋다. 우린 자원이 부족하다. 그래도 우린 어린 선수들이 잘해줘서 이런 결과를 냈다. 그래도 일본은 일본이더라. 자국 선수만으로도 이렇게 멤버를 꾸려서 대회를 나온다는 거 자체가 부럽다. 우리도 빨리 일본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자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며 부러움을 내비쳤다.

A매치 166경기 77골로 대한민국 남녀 선수를 통틀어 최대 출장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인 지소연에게도 한일전을 어렵기만 하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5년 2-1 승리가 마지막 승리의 기억이다. 지소연은 "그간 수많은 한일전을 치렀지만, 진짜 이기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홈에서 20년 만에 우승해야 하는 대회이니만큼 이기자고 했는데 선실점한 부분이 아쉬움이 크다. 선제 실점 후 따라가기란 배로 힘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고 전에는 선제골을 내주면 그대로 패했는데, 이번 2경기에서는 선제골을 먹혀도 따라가려고 하는 뒷심과 의지가 생겨서 고무적이다"라고 한일전의 체감을 설명했다.

10년 전과 비교한 일본의 전력에 관해서는 "일본은 계속 잘했다. 나날이 발전한다. 세계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다. 우린 자원이 부족하다"라고 평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래도 중국보다는 우리가 낫지 않을까 싶다. 중국은 자원은 많은데, 우린 중국전에서도 스타팅 절반이 2000년대생들이었다. 중국에도 어린 선수들은 있지만, 붙어보니 추후 만나도 자신이 있다. 물론 강팀이긴 하나 전보단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라고 중국 전력에 대한 평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전을 통해 얻은 수확은 있다. 지소연은 "일본보단 우리 선수들이 확실히 피지컬이 좋고 빠르다. 기술적으론 보완할 게 많다. 일본은 발기술이 좋다. 우린 속도를 잘 활용한 플레이가 후반에 잘 먹혔다"라고 말했다. 

여축의 세대교체는 계속되는 화두다. 이날도 빠짐없이 거론되었는데, 지소연은 "옛날 나 때는 언니들이 굉장히 열심히 진짜 투지로만 뛰었다고 하면, 지금 선수들은 기술도 스피드도 있으니 투지 같은 건 살짝 떨어지지 않나 싶다. 요즘 선수들은 볼 좀 차는 걸 아는지, 정신적 면을 강조해주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에 가보면 정말 잘하는 선수들 너무 많다. 그래서 후배들도 앞으로 더 많이 해외로 나가보고, WK리그에서도 열심히 해서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제 신상우호에는 대만전 1경기가 남았다. 대만을 5골 차이로 꺾고난 뒤 중일전 결과에 대회 우승이 판가름 난다. 지소연은 "대만이 중국과 해서 2골을 넣는 걸 직관했는데, 진짜 방심하면 안 될 것 같다. 대만도 진짜 많이 올라왔다. 아시아 팀들이 많이 올라왔다.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최대한 많이 넣겠다. 대만전은 늘 어려웠다. 준비를 잘해서 할 거 다 해놓고 결과 기다리겠다"라며 대만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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