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ㅎㄱㅎ’의 또 다른 비극…여성농민은 왜 110일째 갇혀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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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일) 대법원 앞에서 시국선언을 했는데 함세웅 신부님, 이부영 선생님도 오셨어요. 국회도 계속 노력하기로 했으니, 다 잘 될 거예요."
지난 10일 제주시 오라이동 제주교도소 접견실에서 고봉희(58)씨가 수첩에 미리 써온 메모를 존댓말로 읽어내려갔다.
현씨는 접견실에서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거나 보석으로 석방됐으면 좋겠다"며 "나가면 집 앞에 있는 저지오름을 걷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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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일) 대법원 앞에서 시국선언을 했는데 함세웅 신부님, 이부영 선생님도 오셨어요. 국회도 계속 노력하기로 했으니, 다 잘 될 거예요.”
지난 10일 제주시 오라이동 제주교도소 접견실에서 고봉희(58)씨가 수첩에 미리 써온 메모를 존댓말로 읽어내려갔다. 서울에 다녀온 남편의 이야기를 들은 가림막 너머의 아내 현진희(55)씨가 “마음 놓고 기다리고 있을게. 당신이 고생이 많다”며 흐느꼈다. 겨우 7분 만난 아내를 폭염 속 교도소에 두고 돌아서는 고씨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14일은 양파·감자·보리농사를 짓는 현씨가 교도소에 갇힌 지 110일째 되는 날이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대정지회장인 그는 지난 3월27일 공무집행방해와 상해 혐의로 2심 재판을 받던 중 구속됐다. 2023년 이른바 ‘제주 ㅎㄱㅎ사건’ 수사를 규탄하는 집회에서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던 경찰의 다리를 물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경찰에게 신발을 휘두른 혐의 등이다.
윤석열 정부 당시 첫 간첩단 사건으로 불린 ㅎㄱㅎ사건은 제주 진보 인사 3명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ㅎㄱㅎ이라는 이적단체를 결성하고 간첩활동을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한때 수사당국은 ㅎㄱㅎ를 ‘한길회’의 초성으로 추정했지만, 결국 의미 없는 초성 암호라고 밝혔다. 현재 2년 넘게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현씨에게 1심 재판부(판사 전용수)는 징역 10개월에 2년의 집행유예와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부장판사 오창훈)는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하고 곧바로 법정구속했다. 학교 급식 노동자인 현은정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제주지부장도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시민사회는 항소심을 ‘불법재판’으로 규정하고 있다. 오 부장판사가 선고 직전 경위들을 법정에 배치한 뒤 “이 시간부터 방청인, 피고인, 변호인은 어떤 소리도 내지 마라, 한숨도 쉬지 마라, 어기면 바로 구속시키겠다”는 취지로 협박하고, 피고인의 최후진술 후 재판부 합의 절차 없이 곧바로 실형을 선고한 행위가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현재 오 부장판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오는 26일이면 4개월의 구속기간이 끝나지만 현씨는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2심 재판의 절차적인 문제를 지적하며 국회의원 85명이 탄원서를, 법학교수·변호사 168명이 법률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일 예정됐다 연기된 대법원 선고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현씨는 접견실에서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거나 보석으로 석방됐으면 좋겠다”며 “나가면 집 앞에 있는 저지오름을 걷고 싶다”고 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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