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금지 ‘원재료’ 몰래 수입한 사업가 형제 ‘징역형 집행유예’
사업자 형제·각 법인 등에 ‘14억여 원 추징’

환경부에서 수입을 금지한 폐기물을 부산으로 몰래 들여온 사업가 형제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두 사람뿐 아니라 그들이 실질적 대표와 사내이사인 각 법인에 총 14억 원이 넘는 추징금을 명령하기도 했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허성민 판사는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B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A 씨에게 약 5억 6675만 원, B 씨에게 약 3억 2861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또 A 씨가 사내이사이자 고무류 제품 제조·판매 회사인 C 법인에 약 2억 3814만 원 추징과 벌금 1000만 원, B 씨가 실질적 대표이자 포장공사업 건설 자재 제조업 회사인 D 법인엔 약 3억 1085만 원 추징과 벌금 1000만 원을 명령하기도 했다.
A 씨와 B 씨 형제는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수입 금지 원재료인 ‘폴리우레탄 스크랩’ 수십만kg을 부산 동구 부산항으로 수입했거나 수입하려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부산세관에 ‘폴리우레탄 스크랩’ 대신 ‘폴리우레탄 스트립’이라 신고하는 방식 등으로 제품 원재료인 폐기물을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형제는 아버지가 개발한 제조 방법 특허를 이용해 어린이 놀이시설 탄성포장재 고무칩을 만들고, 포장 시공을 하는 일에 종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고무칩 생산 원재료이자 폐기물인 ‘폴리우레탄 스크랩’ 수입을 환경부가 2022년 6월부터 금지한 게 범행의 발단이 됐다. 형제는 생산 원재료를 못 구하면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회사가 폐업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결국 다른 물품인 것처럼 속여 수입을 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재판부는 “관계 법인 명의를 이용해 범행을 한 수법 등을 보면 죄책이 무겁다”며 “거짓 신고로 수입한 물품 상당 부분이 회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A 씨 형제가 해당 원재료를 쓰는 제품 생산을 중단해 재범 위험성이 그리 높지 않다”며 “B 씨는 법인 명의를 빌려주거나 통관을 마친 물품을 A 씨 법인에 이전해 주는 등 상대적으로 범행에 덜 가담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