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트럼프-김정은 만나면 지원…'코리아 패싱' 있을 수 없는 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가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북 정상회담 시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인 한국의 의견이 배제되는 '코리아 패싱'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정권에 따라 통일 정책이 급변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35년 전 체결한 '남북 기본합의서'에 대한 국회의 비준 동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1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미북 정상회담 성사시 코리아 패싱 우려' 관련 질의를 받고 "대한민국 정부의 패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선 간단하게 대한민국이 미국보다는 북한을 더 잘 알고 있어 우리의 도움 없이 북미 대화가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저는 늦지 않게 만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지금 이 시간에도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가 돌아가고 있다"며 "거기서 지난 30년 동안 6번 폐연료봉을 꺼내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만들어 핵폭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점증하는 핵능력을 (남북) 대화를 통해 다시 멈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날 남북관계 방향에 대해선 "'자유의 북진'이 아닌 '평화의 확장'으로 적대적 대결이 아닌 화해와 협력으로 한반도 평화의 물길을 다시 돌려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자유의 북진'이라는 대북 정책이 북한을 흡수 통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이를 폐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후보는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북한의 조치를 이날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따른 반작용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책'과 관련한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적대적 두 국가론은 강대강의 산물"이라며 "우리 정부가 주적을 (북한이라고) 얘기하고 선제타격을 얘기한 데 대해서 북한의 대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후보는 "(남북이) 엄연히 두 국가로 살고 있다"며 "우리 헌법도 그렇고 1300년을 함께 살았는데 80년 떨어져 살았다고 해서 우리가 영구히 분단될 수는 없다. 통일은 또 가야 할 길"이라고 주장했다.

통일을 위해선 1969년 독일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당시 빌리 브란트 전 총리는 정권을 잡자 연방전독일문제부(전독부)를 연방양독일관계부(내독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 정책은 서독이 동독에 대한 적대 정책을 중단하고, 동독을 분명한 실체로 인정하면서 양국 관계를 화해와 포용의 기조로 돌린 것으로 평가된다.
정 후보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남북 간 6대 합의서를 35년 지각했지만 국회가 지금이라도 비준 동의를 하는 것"이라며 "(통일 정책이) 일관성만 유지된다면 우리도 한반도 리스크가 아니라 한반도 프리미엄 시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독일과 같이 초당적으로 가야 한다"고도 했다.
6대 합의서는 1991년 12월 남북이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을 약속한 '남북 기본합의서'를 말한다. 3개 부속 합의서와 3개 실무 합의서를 통칭해 '6대 합의서'로 불린다. 국회 비준 동의를 요청한 것은 통일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통일장관 후보로서 포부에 대해선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북쪽의 영유아보건 지원사업은 유니세프(유엔 아동기금)가 국제기구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도 300만달러(약 40억원)를 지원했다. 660만달러(약 90억원)를 추가로 약속했는데 재원이 없어 현재 중단됐다"고 했다. 이어 "(유니세프) 지원은 즉각 가능한 일"이라며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서 (북한에) 선의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부의 명칭 변경도 시대적 변화에 따라 가능하다고 정 후보는 밝혔다. 한반도부와 평화통일부, 남북관계부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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