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어떻게 썼다는 거죠?”…법원, 노영민 ‘취업 청탁’ 재판서 검찰에 거듭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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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등을 민간기업에 취업시킨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1차 공판에선 '검찰 공소장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는 재판부의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임혜원 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의 업무방해 혐의 첫 공판은 검찰의 공소요지 진술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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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등을 민간기업에 취업시킨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1차 공판에선 ‘검찰 공소장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는 재판부의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임혜원 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의 업무방해 혐의 첫 공판은 검찰의 공소요지 진술로 시작됐다.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 권아무개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등은 국토교통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민간기업 한국복합물류에 이 전 부총장을 채용할 것을 요구하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장관과 전아무개 전 국토부 운영지원과장은 정치권 인사 김아무개씨 채용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파워포인트(PPT) 파일을 열어 “김 전 장관은 2018년 5월 한국복합물류에 상근고문 직위에 물류 분야 전문성이 전혀 없는 정치권 인사 김씨를 보내기로 마음먹고 당시 운영지원과장에 이를 지시했다”며 “피해 회사는 국토부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 피해회사 업무 수행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2018년 7월1일경 어쩔 수 없이 김씨를 상근고문으로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피해 회사가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했다’는 내용이 공소장 어디에 있느냐”며 “공소장을 바꾸겠다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공소장에 없는 내용을 검사가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주장하자 재판부가 이를 제지한 것이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있지도 않은 게 어떻게 (공소)요지로 들어갈 수 있느냐”며 “이 부분이 예민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 예민한 부분을 이렇게 말하면 제가 어떻게 판단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의 지적에 검찰은 파워포인트 파일을 닫고 공소장을 낭독했다. 검찰은 “노영민은 2020년 4월말경 이정근으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고, 특정 지위에 이정근이 임명될 수 있도록 하기로 마음 먹었다”며 “이정근의 민주당 서초구갑 지역위원장 지명 사실을 알면서도, (회사 쪽의) 겸직 금지 및 반대 입장과 달리 이정근에게 상근 고문과의 겸직이 가능하다며 고용을 관철시켰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고용을) 어떻게 관철시켰다는 내용이 없다. 어떤 식으로 위력을 행사했다는 거냐. 판사가 사실 인정을 해야 하는데 어떤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지 판단이 가능하지 않다”며 “공소장을 이대로 두겠다는 거냐”고 물었다. 공소장의 허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이에 검찰은 “방법론에 대해 공소사실 특정이 필요하다면 공소장 일부 변경하는 방법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 등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공정한 기소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 전 실장은 8분여간 직접 발언을 통해 “전 국민이 비서실장이 인사청탁을 받고 이정근씨를 취업시켜준 걸로 안다. 제가 모르는 피의사실을 대부분의 국민들이 사실로 알 정도로 집요하고 집중적으로 보도됐다”며 “울화가 치밀어 화병이 나 오랫동안 고생했다. 이 기소는 윤 정권의 전임 정권 정치 보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전 장관 쪽 변호인도 “한국복합물류는 2009년부터 2022년까지 국토부가 추천한 사람을 상근 고문에 취임시켜왔다”며 “십수년 관행인데 단지 문 정부 시절 청와대가 국토부가 추천한 사람을 고용했다는 이유로 수사·기소한 것이 과연 정치적 목적이 아닌 절제된 수사라고 평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9월29일에 열린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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