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반항과 제멋대로 살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버릇이란 특정한 행위가 반복되는 사이에 몸에 배어 굳어 버린 성질이나 동작을 일컫는다.
그런데 개인에 대한 조직이나 단체의 경도된 습관의 강요는 공동체의 차례 유지와 이익 확보라는 의도와 무관하게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자들의 자기과시에 불과하며, 이는 결국 전형적인 목적론적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버릇이란 특정한 행위가 반복되는 사이에 몸에 배어 굳어 버린 성질이나 동작을 일컫는다. 그런데 개인에 대한 조직이나 단체의 경도된 습관의 강요는 공동체의 차례 유지와 이익 확보라는 의도와 무관하게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자들의 자기과시에 불과하며, 이는 결국 전형적인 목적론적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생활에서 지켜야 할 자잘한 각종 몸가짐이나 예절은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가정에서 체득하고 학교에서 배우며 집단에서 습득한 문화의 습속을 몸에 체화하는 형식이지, 어릴 때부터 저절로 알고 행할 수 있는 예의는 아니다.
누군가는 요즘 아이들뿐만 아니라 회사의 신입사원이며 대학의 새내기며 갓 결혼한 새댁이며 도처에 버르장머리가 없는 애들이 수두룩하다고 혀를 찬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이미 만들어진 틀이나 기준을 답습해 온 비난의 주체들이 피로에 물들고 권태를 겪는 기성세대가 돼 보이는 상습적인 불만에 불과하다.
한 인간이 새로운 무대에 나서기 위해서는 기존의 원칙을 이해하고 규칙도 준수해야 하지만 기성의 편견을 물리치고 과거의 체계도 극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이든 단체든 구성원 각자가 독립적으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고 자율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 자기 책임 하에 이렇게 마련된 제멋대로 헤아리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통해 형성되는 생동감과 발랄함이 마침내 당사자를 발전시키고 세상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내가 감지하는 것이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 그래서 본인이 배제된 채 추구하는 무리의 현실적 목표나 이상적 신념은 집단의 이익과 안위를 지킬 수는 있을지언정 개인의 만족과 보람을 보장할 수는 없다. 나의 개별적인 생활이 주변의 참견에 휘둘리고 구체적인 일상이 맹목적인 이념의 간섭에 흔들리는 순간 자신의 가치와 존엄성은 더욱 부정되고 스스로에 대한 불신과 열등감은 더욱 맹렬하게 증폭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인격적으로 왜곡된 성원들이 관여하고 참여해 만드는 세계는 결국 정체와 퇴보를 거듭할 뿐이다.
장자에 등장하는 중앙의 왕 혼돈(混沌)은 모든 사람들이 갖추고 있는 보고, 듣고, 먹고, 숨 쉬는 데 필요한 7개의 구멍이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남해의 왕 숙(儵)과 북해의 왕 홀(忽)이 7일 동안 날마다 구멍을 한 개씩 뚫어 줬다. 그렇게 마지막 구멍이 열리는 날 합리와 논리로 무장하게 된 혼돈은 그만 죽고 말았다.
혼돈은 이성과 계산으로 조장하는 구별과 위선과 가식으로 꾸미는 질서를 허용하지 않으며 그래서 기존의 낡은 관습도 사주하지 않는다. 다만, 차별과 분별이 차단된 채 깊은 잠재력 상태로 침잠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창조적 반항으로서의 버릇 없음은 뒤죽박죽으로 뒤엉켜 분열과 갈등을 야기하고 대립과 충돌을 조장하는 혼란이 아닌, 무한한 가능성을 내재한 채 통합과 융통을 추구하고 통찰과 직관을 강화시키는 혼돈을 지향한다.
완고하게 자리 잡고 견고하게 유지되며 공공연히 체계화된 기존의 인습을 거부하고 집단적 합의와 획일적 사고를 경계하며 긍지와 자부심을 토대로 익숙함에 대한 단호한 반기와 자신에 대한 지속적인 변화와 배신을 도모하는 일이야말로 획기적인 자기 성장의 계기가 될 것이다. 기존의 조리(條理)가 당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눈앞의 효율을 확보하는 유용한 수단처럼 여겨지지만 창조적 반항은 기존 규범에 대한 단순한 파괴나 일방적인 와해가 아니라 더 나은 발전을 위한 능동적인 대항이며 더 생산적인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저항이다.
남의 평판에 주저하거나 주위 이목에 머뭇거리지 않고 사는 삶이야말로 혼돈을 겨냥하는 가장 창조적인 반항임에 틀림없다.
Copyright © 기호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학습·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