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부정선거론’ 유행···참의원 선거 앞두고 “투표지 바꿔치기” 등 주장 확산
도쿄도선관위 “참관인 입회 속 개표···부정 없어”

일본에서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부정선거론이 확산하고 있다.
14일 마이니치신문은 최근 부정선거론이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공개적으로 언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기되는 구체적 주장들은 한국과 유사하다. 사전투표하면 투표용지가 바뀐다거나 개표소에 첩자가 침투해 결과를 조작한다는 식이다. 연필로 기표하면 투표 내용이 바뀔 수 있다는 음모론도 퍼지고 있다. 이는 일본에서 연필 사용이 가능한 투표 방식과 관련이 있다. 일본은 투표용지의 빈칸에 유권자가 지지 후보의 이름을 직접 적는 ‘자서(自書) 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연필 사용도 허용된다.
부정선거론은 지난달 도쿄도의회 선거를 치른 뒤부터 이달 2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최근까지 급증하는 추세다.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올해 엑스에서만 “부정선거가 벌어지고 있다”는 등의 관련 게시물이 공유를 포함해 50만 건을 돌파했는데 이 가운데 22만건이 지난달에 작성됐다. 일부 정치인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 치러진 도쿄도 선거 개표 부정 주장도 확산하고 있다. 이에 도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참관인의 입회 아래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부정은 일어날 수 없다”고 해명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NHK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부정 개표 의혹을 믿는다는 취지로 응답한 비율이 23%에 달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부정선거 발생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를 막기 위한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투표 당일 가장 먼저 투표소에 도착한 유권자가 빈 투표함을 직접 확인한다. 투표함에는 최소 두 개의 자물쇠가 채워지고, 열쇠는 각각 다른 봉투에 봉인된 상태로 개표소로 옮겨진다. 개표는 각 후보자 측 입회인 등 복수의 참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다.
투표 시 연필 사용을 부정선거와 연결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필 사용 이유는 볼펜을 쓸 경우 종류에 따라 접힌 용지에서 잉크가 번져 무효표로 처리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NHK는 설명했다. 일본의 투표용지는 개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용지를 접고 펴기 쉽도록 플라스틱 소재를 혼합해 제작된다.

부정선거론은 일본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NHK는 한국의 사례에도 주목했다. 특히 지난 6월 대선 당시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반복적으로 제기했다고 전했다. 또 같은 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밀어붙이는 중에도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군이 중앙선관위에 진입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부정선거론을 다룬 유튜브 영상을 접한 일부 일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일본도 저렇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퍼지기도 했다고 NHK는 전했다.
다이라 가즈히로 오비린대 교수는 “온라인상에서는 관심을 끌수록 정보가 더 널리 퍼진다”며 “허위 정보는 이런 구조를 이용해 눈에 띄는 영상과 제목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는 “그런 정보에 끌릴 때는 누구의 주장인지, (그 인물이) 그동안 어떤 정보를 퍼뜨려 왔는지를 냉정하게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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