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줄여야 좋다?…콜레스테롤은 억울하다
지나치게 부족하면 인지 기능 저하 등 부작용
총콜레스테롤 수치보다 각 성분의 균형이 중요
가족력·기저질환 등 전체적인 맥락 함께 살펴야

#직장인 박모씨(34)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와 충격을 받았다. 평소 술·담배를 하지 않고, 일주일에 4~5회 운동을 하며 식단도 가정식 위주로 챙겨왔기 때문이다. 박씨를 상담한 의사는 “운동과 체중 관리만으로 콜레스테롤이 완벽하게 조절되지 않을 수 있다”며 “가족력이나 다른 질환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해 맞춤형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한다.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일상에서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진에서 수치가 높다는 결과를 받으면 걱정하게 된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이다. 세포막을 만들고, 체내 대사를 거쳐 호르몬과 비타민D, 담즙(쓸개즙)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오히려 수치가 너무 낮으면 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무조건 건강에 해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승훈 서울대병원 신경과 전임교수는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해 “콜레스테롤은 몸에 없으서는 안 되는 필수 성분”이라며 “고지혈증의 핵심 성분이기 때문에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생겼지만 콜레스테롤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LDL은 혈관 벽에 쌓여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고, HDL은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청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LDL 콜레스테롤도 수치가 지나치게 낮으면 인지 기능이나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 외 ▲호르몬 불균형 ▲혈압·수분 조절 이상 ▲정신 건강 악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건강검진에서 나오는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LDL·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모두 합친 수치다. 따라서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여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HDL 콜레스테롤도 수치가 너무 높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서울대 의대 의과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도 있다. 따라서 LDL·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등 각 성분의 수치와 균형이 중요하다. 아울러 나이·가족력·기저질환 등 전체적인 맥락을 함께 살펴야 정확하게 건강을 평가할 수 있다.
콜레스테롤은 음식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몸속 간에서 전체 콜레스테롤의 70~80%가 만들어진다. 즉, 붉은 육류나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여도 간에서 합성되는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음식 섭취로 만들어지는 콜레스테롤은 일부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기름기 있는 음식을 줄여도 밥·면 등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더 만들어진다”며 “단백질과 지방 섭취를 줄이고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면 몸에서 합성하는 콜레스테롤이 더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적정 체중이 무조건 낮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비만이 아니더라도 유전, 대사질환, 식습관 등에 따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다.
이 교수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방식으로 체중을 줄이면 몸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더 많은 콜레스테롤이 들어오기 때문에 몸 안에 쌓이게 된다”며 “반대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려고 지방 섭취를 극도로 줄이면 오히려 ‘간’은 부족한 만큼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생산하는 방향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도 체지방 감소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콜레스테롤과 관련된 모든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유전적 요인과 식습관·나이·기저질환 등 다양한 요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
LDL·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각각의 수치를 정상 범위로 맞추기 위한 첫걸음은 운동·금연·절주와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한 생활 습관 실천과 2년마다 수치를 측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만약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최소 1년에 한 번 검사 받고 필요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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