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줄여야 좋다?…콜레스테롤은 억울하다

김동용 기자 2025. 7. 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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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성분…너무 적어도 위험
지나치게 부족하면 인지 기능 저하 등 부작용
총콜레스테롤 수치보다 각 성분의 균형이 중요
가족력·기저질환 등 전체적인 맥락 함께 살펴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면 큰 걱정과 불안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것만으로는 심혈관 질환 위험이 크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직장인 박모씨(34)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와 충격을 받았다. 평소 술·담배를 하지 않고, 일주일에 4~5회 운동을 하며 식단도 가정식 위주로 챙겨왔기 때문이다. 박씨를 상담한 의사는 “운동과 체중 관리만으로 콜레스테롤이 완벽하게 조절되지 않을 수 있다”며 “가족력이나 다른 질환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해 맞춤형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한다.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일상에서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진에서 수치가 높다는 결과를 받으면 걱정하게 된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이다. 세포막을 만들고, 체내 대사를 거쳐 호르몬과 비타민D, 담즙(쓸개즙)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오히려 수치가 너무 낮으면 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무조건 건강에 해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승훈 서울대병원 신경과 전임교수는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해 “콜레스테롤은 몸에 없으서는 안 되는 필수 성분”이라며 “고지혈증의 핵심 성분이기 때문에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생겼지만 콜레스테롤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총콜레스테롤 수치 정상 범위더라도 위험…왜? 
콜레스테롤은 물에 녹지 않아 혈액 속에서 지단백질(지방과 단백질이 결합한 복합체)에 실려 운반된다. 이 지단백질의 종류에 따라 콜레스테롤도 나뉘는데, LDL(저밀도 단백질)은 나쁜 콜레스테롤, HDL(고밀도 단백질)은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LDL은 혈관 벽에 쌓여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고, HDL은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청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LDL 콜레스테롤도 수치가 지나치게 낮으면 인지 기능이나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 외 ▲호르몬 불균형 ▲혈압·수분 조절 이상 ▲정신 건강 악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건강검진에서 나오는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LDL·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모두 합친 수치다. 따라서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여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HDL 콜레스테롤도 수치가 너무 높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서울대 의대 의과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도 있다. 따라서 LDL·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등 각 성분의 수치와 균형이 중요하다. 아울러 나이·가족력·기저질환 등 전체적인 맥락을 함께 살펴야 정확하게 건강을 평가할 수 있다.

적정 체중인데…콜레스테롤 수치 높은 이유는?
평소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는 이유는 뭘까. 

콜레스테롤은 음식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몸속 간에서 전체 콜레스테롤의 70~80%가 만들어진다. 즉, 붉은 육류나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여도 간에서 합성되는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음식 섭취로 만들어지는 콜레스테롤은 일부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기름기 있는 음식을 줄여도 밥·면 등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더 만들어진다”며 “단백질과 지방 섭취를 줄이고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면 몸에서 합성하는 콜레스테롤이 더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붉은 육류나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콜레스테롤의 70~80%는 간에서 합성된다. 또 적정 체중이 무조건 낮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유전, 대사질환, 식습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적정 체중이 무조건 낮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비만이 아니더라도 유전, 대사질환, 식습관 등에 따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다. 

이 교수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방식으로 체중을 줄이면 몸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더 많은 콜레스테롤이 들어오기 때문에 몸 안에 쌓이게 된다”며 “반대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려고 지방 섭취를 극도로 줄이면 오히려 ‘간’은 부족한 만큼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생산하는 방향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도 체지방 감소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콜레스테롤과 관련된 모든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유전적 요인과 식습관·나이·기저질환 등 다양한 요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

LDL·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각각의 수치를 정상 범위로 맞추기 위한 첫걸음은 운동·금연·절주와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한 생활 습관 실천과 2년마다 수치를 측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만약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최소 1년에 한 번 검사 받고 필요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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