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동생에 '삼청동 한옥' 헐값 임대...'편법 증여' 의혹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가 동생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자신이 보유한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2층 한옥 건물을 헐값에 임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3년 넘게 보증금 없이 월세 20만 원만 받았다. 주변 시세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심지어 월세 20만 원에는 공과금과 관리비까지 포함돼 있다. 증여세 회피 목적의 '편법 증여'가 의심된다.

한성숙 후보, 동생에 서울 삼청동 2층 한옥 건물 임대 ...'보증금 0원', '월세 20만 원'
지난 2022년 3월 한 후보는 자신이 소유한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건물을 동생에게 임대했다. 삼청동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거리 인근에 있는 연면적 46.68㎡의 2층 한옥 상가 건물이다. 한 후보는 2017년 6월 이 건물을 5억 원에 매입했다.
뉴스타파는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실을 통해 한 후보가 2022년 동생과 작성한 임대차 계약서를 입수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동생이 한 후보에게 낸 임대 보증금은 0원, 월세는 20만 원이었다. 계약서에는 "보증금은 없이 을(한성숙 동생 한OO 씨)의 월정 임대료는 20만 원으로 한다"고 돼 있다.
이는 당시 주변 시세에 비해 과도하게 저렴한 임대료였다. 뉴스타파는 지난 11일 삼청동 일대 공인중개사들을 취재했다. 한 후보와 동생 간 임대차 계약이 체결된 2022년 기준, 한 후보의 건물보다 크기가 작은 상가도 월세가 최소 100만 원 이상이었다.
삼청동 소재 A 공인중개사는 "삼청동에서 한옥이면 프리미엄(웃돈)이 붙는데, 보증금이 0원에 월세 20만 원은 말도 안 된다. 그리고 보증금을 안 받는 건물주가 어딨냐"고 말했다. B 공인중개사도 "한옥은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아 '에어비앤비(숙박 공유 플랫폼)' 등으로 쓰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일반 건물에 비해 임대료가 비싸도 금방 매물이 나간다"고 말했다. "한 후보 보유 건물이면, 2022년 시세를 고려해도 최소 120만 원 받아야 한다"고 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임대차 계약 이후 3년이 넘은 지금도 한 후보는 같은 조건(보증금 0원, 월세 20만 원)으로 동생에게 건물을 임대 중이다.
KB부동산 등 부동산 중개 플랫폼을 보면, 지난 11일을 기준으로 한 후보 건물보다 크기가 약 10㎡ 큰 매물은 시세가 보증금 6,000만 원에 월세 170만 원이었다. 한 후보 건물보다 약 20㎡ 작은 곳은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150만 원이었다.
월세 20만 원에 '공과금·관리비까지 모두 포함'... "돈 안 받는 거나 마찬가지"
월세 20만 원에는 공과금과 관리비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 한 후보와 동생이 작성한 임대차 계약서에는 "임대료에 전기료, 관리유지비, 수도료 모두 포함된다"고 돼 있다.

B 공인중개사는 "이 정도 한옥 건물이면 매월 공과금, 관리 비용만 20만 원은 넘게 나올 것이다. 그런데도 관리비를 따로 안 받고, 월세 20만 원만 받는다는 건 사실상 임대료를 안 받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A 공인중개사도 "냉방 등에 전기를 많이 쓰는 여름철에는 관리비가 월세 20만 원보다 많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도 관리비를 따로 안 받으니, 건물주 입장에서는 적자일 때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 간 과도하게 낮은 가격의 부동산 임대차 계약... 증여세 회피 목적 '편법 증여' 의심
주변 시세보다 과도하게 낮은 가격으로 가족 등 특수관계인에게 부동산을 임대할 경우, 통상적으로 증여세 회피 목적의 '편법 증여'로 의심한다. 저렴한 임대료를 통해 가족에게 재산상 이득을 제공하는 것으로 사실상 증여에 해당하지만, 임대차 계약이 맺어져 있어 증여세는 납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세청에 적발되면, 임대 기간 동안 발생한 주변 시세 대비 차액을 증여세로 내야 한다. 가산세도 부과될 수 있다.
한 후보는 이미 여러 건의 '편법 증여' 의혹을 받고 있다.
한 후보는 2019년 22억 9,000만 원에 매입한 서울 종로구 연건동의 건물 2채를 동생에게 역시 '헐값 임대'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임대차 계약서에 따르면, 임대 보증금이 3,000만 원에 월세가 350만 원인데, 건물 크기(총 연면적 252.93㎡)와 주변 상권을 고려하면 과도하게 저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4년 한 후보가 구입한 외제차는 한 후보와 동생이 각각 지분 99%, 1%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등록증상 사용 본거지는 동생의 거주지다. 차량 검사도 동생이 계속 받았고, 자동차 보험도 동생 부부 명의로만 가입돼 있다. 한 후보가 외제차를 동생에게 증여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공동 보유로 꾸며 세금 납부 의무를 회피한 것으로 의심된다.
한성숙 후보, "가능한 조건의 계약, 신상 정보 제출은 곤란" 주장
뉴스타파는 한 후보에게 연락해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한 후보 측은 "임대료가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건물 형태나 위치 등을 고려하면 이런 조건의 계약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지난 11일 한 후보는 동생의 증여세 납부 내역을 제출해달라는 국회 요구에는 "개인 신상에 대한 정보로서 제출이 곤란하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뉴스타파 홍주환 thehong@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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