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원하는 건 ‘들어주는 것’…“내 자녀 비밀 들어줄 친구 돼주세요”

"나 엄마랑 비밀 친구인데, 나 엄마랑 제일 친해."
-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12화, 금명이 대사 중 -
사소한 이야기를 시시콜콜 늘어놓는 것부터 시작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꽤 중요한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 부모가 자녀의 '비밀 친구'가 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부모가 맞벌이 등 바쁘다는 이유로 이야기를 듣기보다 문제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아이들은 내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들어주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제주의소리]가 함께 진행하는 '2025 학부모아카데미' 8번째 강의가 14일 오전 10시 한라도서관 지하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은 변향미 백석문화대학교 교수가 '자녀 발달 단계에 따른 부모양육태도'를 주제로 진행했다.
변 교수는 "많은 부모들이 자녀와의 대화를 어려워한다. 무엇부터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다"며 "거창한 내용으로 대화해야 할 것 같지만, 정작 대화를 잘 하는 가정을 살펴보면 시시콜콜하고 사소한 것들로 대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소한 대화가 이뤄져야 깊은 대화도 가능하다. 아이들의 사소한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깊은 고민도 이야기할 것"이라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딸 금명이가 엄마에게 비밀 친구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장면이 각 가정에서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늘 말하고 싶어 한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들어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부모님들은 바쁘다고 이야기를 듣지 않고 그 문제를 해결해주기만 한다. 힘들고 어려울 때 말하고 싶은 비밀 친구가 돼준다면 아이들도 긍정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변 교수는 또 "사람의 눈이 두 개인 이유는 단점을 눈감아주고 장점을 크게 뜨고 바라봐주라는 것"이라며 "아이들의 장점을 크게 봐주면 스스로 자존감과 효능감을 키울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학습동기도 탄력을 붙는다. 그래서 부모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의 중간에는 부모 양육 태도 검사 시간이 주어졌다. 검사지는 '식사 시간 전 아이가 간식을 조르자 시부모님이 허락한다면', '내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려 상처를 냈다면', '취침 시간이 훨씬 지나 아이가 더 놀겠다고 고집 피운다면' 등 흔히 마주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여기서 변 교수는 '민주적'인 양육 태도가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균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예컨대 민주적이라고 해서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아이들이 수긍하고 납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변 교수는 "민주적인 부모는 아이와 함께 대화를 통해 타협하며 아이에게 확신감과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는 발법을 길러주는 부모"라며 "존경에 바탕을 둔 관계 속 자녀는 사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배워가며 긍정적 자아상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제와 규율을 강조하고 체벌하며 논리적 설명이 없는 권위주의 부모 아래 자녀는 비효율적인 대인관계로 사회성이 부족하고 의존적 성격을 보일 수 있다"며 "무조건적 애정을 쏟는 허용적 부모의 자녀는 자신감은 있지만 규율을 무시, 제멋대로일 수 있다"고 피력했다.

변 교수는 "부모와 자녀 관계가 긍정적일수록 자녀의 정서조절 및 사회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았다. 또 의사소통 능력은 자녀의 자기 조절력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인이 된다"며 "자녀와 공감이 높으면 자녀의 친사회적 행동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긍정적 양육을 위해 부모는 명확하고 합리적인 규칙을 제시하고 자녀 의견을 경청, 존중해야 한다"며 "또 자녀의 강점을 인정, 공감하고 바람직한 행동과 가치관을 실천해야 한다. 일관된 태도로 한계를 설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변 교수는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좋은 양육자의 역할을 미리 알고 양육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아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노력하며 만들어가는 부분이 더 크다. 지금부터 노력한다면 충분히 좋은 양육자가 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