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 강’ 인적 쇄신 지목에···권영세 “3년 뒤 총선에 넘겨야” 반발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권영세 의원이 14일 당내 인적 청산론에 대해 “3년 뒤 총선으로 넘겨놓아야 한다”고 반대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는 “신문 기사 30장 정도로 탄핵됐다”며 부당했고, 대선 후보 단일화 추진은 “당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주장했다. 당 혁신위원회가 “탄핵의 강을 넘어야 한다”며 제시한 혁신안에 조목조목 반발한 것이다. 인적 쇄신에 거리를 두는 당 지도부 발언은 계속됐다.
권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인적 청산이 필요하더라도 앞으로 3년 뒤 총선이 있는 만큼 거기로 조금 넘겨놓는 건 어떻겠나”라며 “지금 당장은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여당의 독주를 막는 데 더 노력하는 게 오히려 맞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107명이 똘똘 뭉쳐도 부족할 판”이라며 “여기저기 떼고 뭘 하겠다는 건지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서 친윤석열(친윤)계 인적 청산론이 제기된 데 이어 전날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당이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고 계신 분들이 인적 쇄신 0순위”라며 사과를 요구하자 반발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거대 여당에 맞서기 위한 단합이 우선이라며 인적 쇄신과 탄핵 사과에 반대한 나경원·장동혁 의원 등 친윤계 일각의 입장과 유사하다.
권 의원은 지난해 12월 국회의 윤석열 당시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해 “조사가 이뤄진 게 하나도 없이신문 기사 30장 정도를 갖고 탄핵됐다”며 탄핵 반대 당론이 타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대통령을 파면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 하더라도 이렇게 빨리 이뤄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시절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 차원에서 김문수·한덕수 대선 후보 단일화를 추진한 것도 “당을 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며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미국 민주당은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 한 번 망쳤다고 압력을 (가)해서 (대선 후보를) 교체하지 않았나”라며 “김문수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후보가 있었던 상황에서 단일화 추진을 안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이 전날 인적 쇄신을 거론하며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와 ‘대선 후보 단일화 추진’을 “당원들에게 절망과 수치심을 느끼게 한 일들”로 규정한 데 대한 반발성 주장이다. 혁신위는 지난 10일 “대통령 탄핵에 직면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하지 못했다” “대선 후보 강제 단일화를 시도했다”며 대국민 사죄했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혁신위발인적 쇄신론에 거리를 두는 움직임도 계속됐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어떤 사람을 내친다든지 하는 게 혁신의 최종 목표가 아니다”라며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일의 순서가 거꾸로 됐다”고 선을 그었다.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황우여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가 민주정당이기 때문에 인위적 인적 쇄신은 반드시 후유증이 남더라”라며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고 지도부가 형성되는 그 자체가 과감한 인적 쇄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안 반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억지로 대선 후보로 만들었더라면 국민의힘은 진짜 내란당이 됐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쇄신과 재건, 화합,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 회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권 의원을 비판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윤 위원장의 전날 인적 쇄신 발언에 대해 “지극히 정상적인 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백서를 만들고 거기에 따라 (인적 쇄신)하자는 건 시간 끌기용”이라고 송 비대위원장을 비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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