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본부장 "최악 상황도 대비…랜딩존 찾기 위한 협상 계속"
"상호관세 25% 불합리한 대우…'철폐 내지는 대폭 인하'가 저희 입장"
"시간 때문에 실리 희생하지 않겠다"
"원칙적 합의 가정하고 추가 협상하는 포맷 가능"
농산물 개방 등에 대해선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
"지킬 것 지키되 협상 전체 틀에서 고려"

대미(對美) 관세 협상을 담당하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이제는 랜딩존(landing zone·착륙 지점)을 찾기 위한 협상을 본격화하면서 주고 받는 협상을 준비해야 될 때"라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상의 시나리오도 가능하고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최상의 상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지만 최악의 시나리오 함께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8월 1일부터 새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관련 기사: 3주 벌었지만…트럼프 마음 돌릴 회심의 카드는?)
"관세 철폐 내지는 인하…원칙적 합의 후 추가 협상 가능"
이어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면서 핵심 산업에 있어 양국 파트너십을 통해 산업 경쟁력 뿐만 아니라 우리가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의 진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관세 철폐 내지는 대폭 인하'라는 기본 입장에 대해서도 재확인했다.
여 본부장은 "우리에게 상호관세 25%, 자동차 25%·철강 50% 등 품목 관세는 매우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대우"라며 "향후 유망한 한미 협력 가능성을 심히 저해하므로 (관세) 철폐 내지는 대폭 인하해야 된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강변했다.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루고 추가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협상 방식도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시간 때문에 실리를 희생하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모든 디테일을 다 담는 완벽한 법적인 협정을 만들기에 20일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원칙적 합의를 한다고 가정하면서 추가로 시간을 갖고 협상하는 포맷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다.
여 본부장은 또 미국이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에 별다른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무리하게 타결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패키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이레벨에서 랜딩존 찾는 부분 필요"
여 본부장은 "(비관세장벽을 개선하라는 미국 측 제안이) 객관적이고 합리적 제안이라고 보여지는 부분들도 있고, 너무 주관적이고 미국 기업 입장에서 보는 것도 섞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관세장벽 부분에서 우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도 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도 있다"며 "어떤 부분은 굉장히 민감해서 수용할 수 없는 부분들은 관계 부처, 국회와 협의·의논드려 왔었다. 이 부분을 굉장히 가속화해서 우리 나름대로 안(案)을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비관세 장벽 철폐를 줄곧 요구해 오고 있다. 한국 쇠고기·쌀 수입 규제, 수입차 배출가스 기준, 정밀지도 반출 제한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제시했던 '온라인 플랫폼법'에 대해서는 미국 기업을 사전에 규제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도 나왔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 43명이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의 온플법 문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여 본부장은 "지금은 하이레벨에서 랜딩존을 찾는 부분이 필요하기 때매 장관급에서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라며 "국내에서 (미국 측) 랜딩존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맨데이트(mandate·권한)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필요 절차를 거쳐 랜딩존에 도달할 수 있는 안(案)을 만들었다고 판단될 때 다시 미국에 가서, 그때는 정말 랜딩존을 염두에 두고 주고 받기를 하는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개방·LNG 프로젝트는 어떻게 되나
여 본부장은 "20일 내 (해당 업계와 부처 간) 여러 이해관계자들 간 일치된 맨데이트를 받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LNG 부분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상업성 관련한 기초 자료가 미국에서도 준비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약속을 하기엔 어렵다는 건 미국도 잘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 본부장은 또 농산물 개방과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허용 등 국내 여론과 직결되는 현안에 대해서는 "전략적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켜야 할 부분이 있지만, 그런 부분들을 지키되 그렇지 않은 부분들은 협상 전체의 틀에서 고려해야 될 부분도 분명히 있다"며 여지를 뒀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서는 "적절 시점에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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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wonti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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