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만 320원…경제계·노동시장 반응은?

■ 프로그램명: KBS대전 생생뉴스
■ 방송시간 : 오전 8시 30분(1Radio 94.7 MHz)
■ 진행 : 박지은 기자
■ 출연 :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구성 : 김영성 작가
■ 기술 : 민경수 감독
■ 유튜브 영상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Hd_yMRp6O84
◇ 박지은 기자 (이하 박지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됐습니다. 경제와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하 정세은): 네, 안녕하세요.
◇ 박지은: 먼저 내년 최저임금, 얼마나 받을 수 있게 됐나요?
◆ 정세은: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 32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주 40시간, 한 달 기준으로 일하게 되면 215만 6,880원을 받게 됩니다.
◇ 박지은: 최저임금 협상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설명해 주시죠.
◆ 정세은: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수개월 동안 노사와 정부가 논의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노사 간 의견이 보통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들이 일정한 임금 구간, 즉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합니다. 이번에는 1만 210원에서 1만 440원 사이로 제시되었고, 그 안에서 1만 320원이 최종적으로 결정됐습니다.

◇ 박지은: 그런데 민주노총 측은 “저임금 유지를 강요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공익위원의 편향성도 문제 삼으며 전원 퇴장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사회적 합의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
◆ 정세은: 이번 결정에 대해 노사와 정부가 “17년 만의 합의”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에 대해 민주노총이 강하게 반발하며 협상장을 퇴장했습니다. 이들은 공익위원들이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노동자에게 불리한 임금 수준을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퇴장한 것이죠. 이런 상황을 보면, 온전한 사회적 합의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 박지은: 일반적으로는 “17년 만에 노사가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민주노총의 퇴장으로 인해 사회적 합의로 보기 어렵다는 말씀이네요. 이번 결정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최저임금 결정이고, 인상률은 2.9%입니다. 역대 정부 첫해 인상률 가운데 IMF 위기 직후였던 김대중 정부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데요. 역대 정부의 첫해 인상률은 어땠나요?
◆ 정세은: 최저임금은 1988년 처음 도입됐고, 당시 시간당 400원대였습니다. 이후 역대 정부 첫해 인상률을 보면, 김영삼 정부는 8%, 김대중 정부는 2.7%, 노무현 정부는 10.3%, 이명박 정부는 6.1%, 문재인 정부는 16.4%, 윤석열 정부는 5%였습니다. 이번 2.9%는 노동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지은: 이번에 이렇게 낮은 인상률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 정세은: 첫째는 자영업자들이 요즘 많이 어렵다는 현실이 반영됐고요. 둘째는 공익위원 구성에 있어서, 기업 쪽에 좀 더 가까운 분들이 임명되지 않았나 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 박지은: 교수님께서는 자영업자의 어려움, 그리고 공익위원의 편향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계신 거군요? 그렇다면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의 적용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 정세은: 노동부가 8월 5일까지 고시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 박지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간당 1만 320원이 적용된다는 점 잘 기억해 두셔야겠습니다. 그런데 노사는 이번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우선 노동자 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정세은: 민주노총이 퇴장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 노조 측의 반발이 큽니다. 결정된 최저임금으로는 한 달 일해도 최저 생계비에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현재 1인 가구 생계비가 241만 원인데, 이번 최저임금으로는 215만 6,880원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민주노총은 오는 16일과 19일 총파업도 예고한 상태입니다.
◇ 박지은: 최저 생계비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군요. 이번엔 경영계 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경영계는 “합의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영세 사업장에는 부담이 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은: 우리나라 기업은 양극화가 심합니다.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최저임금이 조금만 올라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죠. 그렇지만 아무도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감수하지 않으려 한다면, 최저임금을 영원히 올릴 수 없게 됩니다. 2.9% 인상은 최근 몇 년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결코 높은 수치가 아닙니다. 따라서 부담은 이해하지만, 그 때문에 인상을 억제하자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 박지은: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떤 정책들이 가능할까요?
◆ 정세은: 문재인 정부 당시 ‘일자리 안정자금’ 정책이 있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게 정부가 직접 지원한 것이죠. 또한 4대 보험을 국가가 일부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지역화폐나 민생 안정 지원금 등 간접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보완하는 다양한 정책들이 있죠. 이런 정책들은 하나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적으로 결합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최저임금 정책은 전체 임금근로자에게 영향을 주는 정책이고, 그에 따른 부작용은 별도의 정책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 박지은: 말씀하신 일자리안정자금은 지금도 유효한가요?
◆ 정세은: 그 정책은 한시적으로 시행된 것으로, 지금은 워라밸 촉진을 위한 안정자금 등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받는다면, 그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박지은: 문재인 정부 당시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로, 역대 정부 첫해 중 가장 높았는데요.
◆ 정세은: 맞습니다. 그 당시엔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25%에서 16%로 줄어들었습니다. 최저임금 정책이 저임금 근로자 비율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합니다.
◇ 박지은: 효과가 있었던 점은 분명히 평가해야겠군요. 하지만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부담 때문에 일부 사업장에서 ‘쪼개기 알바’ 같은 근무 형태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 정세은: ‘쪼개기 알바’가 법을 위반한 것이라면 정부가 규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식당 등에서는 중간에 휴식시간을 두면서, 과거보다 인력 운영을 효율화하고 있습니다. 인건비가 오를수록 자영업자나 기업 모두 노동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이는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다만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하는 형태라면, 정부가 새로운 규제를 마련할 필요도 있습니다.

◇ 박지은: 효율적인 노동 운영은 장려하되, 노동자들의 처우가 악화하지 않도록 정부의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청년층의 우려도 큽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 고용률은 지난해보다 하락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 정세은: 그런 걱정이 있지만, 저는 크게 우려하지는 않습니다. 청년 고용률 44.5%는 주로 20세부터 25세를 말하는데, 25세부터 29세는 70%를 넘습니다. 알바 자리가 줄어들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억제하는 건 ‘소탐대실’입니다. 최저임금은 전 국민 2,500만 임금근로자 전체를 위한 정책이고, 알바를 위한 별도 대책이 필요합니다. 청년층 지원을 위해서는 등록금 인하, 주거비 안정 등 다른 정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박지은: 계층 맞춤형 지원책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씀이군요. 그렇다면 지금 노동자와 고용주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떤 정책적 접근이 가장 시급할까요?
◆ 정세은: 이 문제를 좁은 시야로 보면 해결책이 나오지 않습니다. 한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고, 이는 가계 소득 부진과 연결돼 있습니다. 노동소득 분배율, 자본소득 분배율 등 큰 틀에서 분배 문제를 바라보고, 분명한 방향성을 설정해야 합니다. 그렇게 큰 틀을 정한 뒤, 세부적인 부작용은 보완 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2.9% 인상률은 지나치게 낮고, 내수 회복이나 민생 지원과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박지은: 네, 내수 회복을 위한 마중물로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더 컸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 정세은: 네, 저는 그런 입장입니다.
◇ 박지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박지은 기자 (no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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