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매장 제보 받아 지도 제작·발굴"
동지회 결성 추진 진실규명 앞장
진실 밝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5·18 기동타격대동지회 회장을 맡고 있는 양기남(66)씨는 5·18의 정체성을 알리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나이 20세에 계엄군으로부터 광주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다가 극렬분자로 체포돼 217일 동안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온갖 고문을 받았던 양씨는 풀려나자마자 5·18의 진실을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알 수 없었다.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선 조직적인 모임이 있어야 힘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 동지들을 찾고자 재판기록 등을 가지고 광주·전남지역 곳곳을 누볐다. 1982년 무렵이었다. 동지들을 한 명 한 명 찾아 10여명이 모였을 때 기동타격대동지회 결성을 추진했다. 기동타격대동지회는 5·18 관련 최초의 단체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나이 어리고 학력과 소득이 낮은 사회 기층민들이 5·18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뭉친 것이다.
양씨는 기동타격대동지회 결성 이후부터 5·18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초등학교까지만 졸업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던 양씨는 양화점에서 배웠던 구두 제작하는 기술을 활용해 구두를 만들어 납품하며 활동 자금을 보탰다. 5·18 관련 사진이나 비디오테이프, 5·18 최초의 기록물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전국 곳곳에서 가판대를 세워놓고 팔기도 했다. 경찰의 24시간 감시가 붙었지만 절대 굴복하지 않았다. 광주시로부터 받은 5·18 보상금도 전부 동지들을 위해 사용했다. 주남마을에서 시신이 발견됐을 때는 암매장된 시신을 찾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였다. 해군 특수부대 출신 미술 교사의 도움을 받아 암매장 제보를 받은 지점을 스케치북에 지도로 제작해 발굴에 나섰다. 양씨를 아는 사람들은 양씨가 정이 많다고 말한다. 양씨가 무슨 일을 할 때마다 항상 동지들의 안위를 먼저 살폈기 때문이다. 양씨의 몸에 밴 희생적인 태도는 기동타격대동지회를 하나로 엮어내기 충분했다.
양씨는 지금도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5·18 조사위의 진상규명 조사도 도왔었다. 양씨는 "5·18의 진실을 알리는 일이라면 앞으로도 무엇이든 발 벗고 나설 생각이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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