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선정 앞둔 성수1지구, ‘대안설계 최소화’로 속도 높인다
서울시 통합심의 발맞춘 설계 뽑을 듯
![성수전략정비구역 조감도.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 조합]](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4/ned/20250714085248653ilde.jpg)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성수1지구)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오는 8월 입찰공고를 내고 연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조합은 서울시의 고밀 개발 기조와 통합심의 제도를 적극 활용해 실현 가능한 설계로 속도감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성수1지구는 2009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2011년 정비계획을 수립하며 최고 50층 높이를 목표로 추진됐지만, 이후 서울시 도시계획 방향 변경 등으로 장기간 사업 정체를 겪었다. 이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도입된 ‘35층 높이 제한’등 규제로 시가 인허가를 미루며 사업은 오랫동안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발표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35층 높이 규제가 완화되고 ‘비욘드 조닝(Beyond-zoning)’등 도시계획 개편이 예고되면서 성수동 일대 분위기가 급변해서다. 오세훈 시장의 한강 변 고밀 개발 구상이 부활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성수1~4지구에 대한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 고시가 이뤄지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정비계획에 따르면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성동구 성수동1가 72-10 일원 약 53만㎡에 4개 지구, 55개 동, 총 9428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성수1지구는 한강 및 서울숲과 맞닿아 있는 핵심 입지로, 4개 지구 중 면적도 가장 넓어 ‘대장주’로 꼽힌다.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성수1지구에는 총 3014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250m 높이의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 건립 또한 가능하다.
정체됐던 사업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급증했다. 실제로 성수1지구 인근 아파트는 작년 말 84㎡이 29억 원에 거래된 후 매물이 자취를 감췄고 현재 호가가 30억원을 넘는다. 한 공인중개사는 “재개발이 완료되면 한강 조망을 누릴 최고급 단지가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물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성수1지구 배치도.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 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4/ned/20250714085248908jsht.jpg)
대형 건설사들도 물밑 경쟁에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에 참여 의향을 물었고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3개 건설사가 조합에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건설사의 브랜드 신뢰도와 인허가 실적, 대안설계 등이 복합적인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와 초고층 시공 경험을 내세우고 있고 GS건설은 과거 긴 시간 성수동 일대에서 활동해온 것 등을 강조하고 있다..
조합 역시 서울시 도시계획 기조에 발맞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성수1지구 조합은 지난 4월 개최된 총회에서 주동 최고층수를 65층 내외로 하는 설계안을 조합원 투표에 부쳐 가결했다. 조합은 총회 결정에 따라 향후 한강 변에 걸맞은 스카이라인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조합은 통합심의를 준비 중인 만큼, 시공사 선정 시 서울시와의 협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지를 주요 기준으로 삼을 전망이다.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는 건축·경관·교통·환경·교육 등 기존의 개별 심의를 하나로 일괄 처리하는 제도다. 단계별 심의를 거치는 기존 방식에 비해 평균 1년 이상 절차를 단축할 수 있어 신속한 사업 추진이 요구되는 대형 정비사업지에서 활용도가 높다.
전문가들은 통합심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서울시와의 협의 내용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정비계획 상 교통 대책, 공공용지, 교육 및 문화시설 등의 지침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심의 과정에서 반복적인 보완 요구로 사업 일정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정비 사업지에서는 입찰 시 시공사가 조합원 표심을 위해 과도한 대안설계를 제안했다가 시공자로 선정된 후 해당 대안설계가 정비계획과 충돌해 심의가 지연된 사례도 적지 않다.
대안설계란 조합이 수립한 원안설계를 대신해 시공사가 입찰 시 제시하는 설계안을 의미한다. 다만 이는 정비계획에서 고시된 건폐율, 용적률, 최고 높이, 정비구역 면적, 정비기반시설의 변경이 없는 범위 내에서 동등 이상의 기능과 효과를 갖추고 공기 단축 또는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대안설계는 심의 보완이나 설계 변경으로 이어지며 결국 사업 지연과 공사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시공사의 설계안이 정비계획의 틀 안에서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인지, 과거 인허가 경험과 행정 대응 능력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수1지구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들이 세계적인 건축가와 협업한 설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압구정2구역의 입찰지침 사례를 언급하며 서울시 기준을 충족하는 설계인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오랜 기간 정체됐던 사업이 다시 움직이는 만큼, 조합 내부에서도 ‘속도’와 ‘실현 가능성’을 가장 우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한편 조합은 세계적인 디자인과 신속한 인허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적의 시공 파트너를 선정하겠다는 각오다. 조합 관계자는 “성수1지구는 서울 정비사업의 상징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며 “건설사의 무리한 청사진에 의지하기보다는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하여 통합심의를 신속히 통과하고, 조합원들에게 최대 이익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시공사 선정과 사업 추진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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