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1529인이 선정한 ‘증권사·애널리스트’는? [2025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2025. 7. 1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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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2025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2025년 상반기 한국 증시는 정치 리스크의 완화와 정책 기대감이 맞물리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복귀와 관세정책 재부상,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로 글로벌 주식이 흔들리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한국 주식은 정책 모멘텀에 힘입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투자의 시대’로 재편된 자본시장에서는 WM(자산관리) 부문이 전면에 부상하고 경기침체와 부동산 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IB(투자은행) 부문은 부진했다. 시장의 축이 바뀌는 이 시기 리서치센터와 애널리스트의 존재감은 더 또렷해졌다. 혼란 속에서 투자자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정책·산업·실적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리서치 역량은 시장 신뢰의 기준이 됐다.

한경비즈니스는 1998년부터 국내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를 선정해오고 있다. 27년째 이어지는 이 조사는 국내 자본시장 리서치 경쟁력의 이정표이자 증권업의 변곡점을 비추는 기록이다.

2025년 상반기 조사에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은행, 보험, 증권, 공제회 등 국내 금융기관 소속 펀드매니저 1529명이 참여했다.


 KB 독주, NH 약진, 한화 도약

한국의 대표 증권사를 가리는 한경비즈니스의 ‘2025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 조사 결과는 KB증권의 독주,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추격, 그리고 중소형사 간 치열한 중위권 다툼으로 요약된다.

이번 조사는 국내 증권사 27곳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리서치와 법인영업 성과를 종합해 순위를 매긴 점이 특징이다. 리서치센터의 보고서 품질만이 아니라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법인영업의 매매 체결 역량, 정보 제공 수준, 고객 관리 능력 등 실무 기반의 경쟁력도 함께 반영됐다.


리서치에서 KB증권은 2024년 하반기에 이어 선두를 유지했다. 리서치와 법인영업 모두 1위다. 2024년 상반기부터 종합 1위를 놓친 적 없다.

리서치센터 총인원 89명. 다인원을 이끄는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감독이자 선수로 맹활약하며 명실상부 ‘KB 시대’를 이끌고 있다. 법인영업은 2023년 하반기 이후 4회 연속 베스트다. 리서치 부문 평가보다도 먼저 1위를 달았다. ‘딜 메이커’로 통하는 기업금융 전문가 김성현 사장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민시성 S&T부문장이 법인영업을 총괄한다. 상반기 ‘미래시대투자포럼’, 하반기 ‘KB 코리아 콘퍼런스’, 분기별 ‘KB 스타 포럼’ 등 전문 포럼을 통한 고객 접점 강화 전략도 이어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위로 올라서며 존재감을 확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한 계단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상위권을 지켰다. 선두 싸움은 치열하다. NH·신한·하나가 엎치락뒤치락하며 2, 3위 경쟁을 벌인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올해 초 취임한 조수홍 센터장이 적응의 시간도 없이 2위 자리에 안착하며 ‘준비된 센터장’이란 호평을 얻었다. 그는 ‘적시성’, ‘깊이’를 핵심 지향으로 내세웠는데 정국 혼란과 글로벌 변수에 즉각 대응한 ‘NH 긴급진단’ 시리즈가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탄핵과 대선, 미국의 관세정책과 신용등급 강등,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등 주요 이슈에 자산군별 단·중기 영향과 전략을 종합적으로 발 빠르게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조사에서 각각 3계단 상승한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의 약진도 눈에 띈다. 한국투자증권은 리서치와 법인영업 부문 모두 2단계씩 오르며 종합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투 리서치의 경우 정확성과 적시성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유종우 센터장은 “리서치 전체가 대응해야 할 사안이 생기면 즉시 책임자를 지정하고 팀 단위로 자료를 만드는 시스템이 자리 잡혔다”며 “실제 이슈 발생 후 수 시간 내 초안이 작성될 정도”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의 도약은 이번 증권사 평가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다. 3계단 상승하며 단숨에 톱10으로 치고 올라왔다. 총 27개 증권사 평가란 점에 비추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신뢰도’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인원이 적은 중소형사임에도 불구하고 심도 있는 인뎁스 보고서의 발간 건수는 대형사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하나증권 9관왕…신설 섹터서 신예 돌풍


베스트 애널리스트 부문 평가는 총 36개 부문(개인 35개, 팀 1개)에 27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참여해 우열을 가렸다. 기존 35개 부문(개인 33개, 팀 2개) 평가로 이루어졌으나 올해 상반기부터 방산, AI·로봇, 의료기기, 디지털자산, 글로벌 기업분석 등 시가총액과 선제적 대응 등 자산 시장의 영향력을 고려해 섹터 조정이 진행됐다.

27개 증권사 중 가장 많은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한 곳은 하나증권이다. 기업분석을 총괄하는 최정욱(은행·신용카드) 애널리스트를 필두로 김현수·김홍식·윤재성·박은정·박성봉·김상훈·김상만·박승진 등 9인의 애널리스트가 1위에 올랐다. 황승택 센터장의 지휘 아래 시니어 애널리스트의 비중이 높은 ‘베테랑 하우스’로 평가받는다.

특히 전략과 기업분석 부문에서 맨파워가 두드러졌으며 숙련된 인력 기반이 리서치 경쟁력의 근간이라는 평가다. 올 상반기 글로벌 투자전략(선진국·신흥국) 및 기업분석 부문에서 아쉽게 1위를 내줬지만 해외주식분석실을 새로 출범시키며 하반기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단,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지난 하반기(13명)보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수가 줄어든 점은 조직 전체에 주어진 과제로 남았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각각 6명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하며 하나증권의 뒤를 이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반도체, 전기전자·스마트폰)과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서장(스몰캡) 등 수년째 1위를 지켜온 베테랑의 저력에 더해 새로 신설된 부문에서도 각각 1위를 차지하며 영역을 확장했다.

KB증권은 글로벌 기업분석 부문에서 김세환 애널리스트가, 신한투자증권은 방산·우주·기계 부문에서 이동헌 애널리스트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두 인물 모두 해당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시니어로 전문성과 리서치 깊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도 각각 2개 부문에서 1위를 거머쥐며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미래에셋과 현대차증권은 부문별 톱5·톱10에 이름을 올린 애널리스트 수가 지난 하반기보다 늘어나며 베스트 애널리스트 평가에서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흔히 ‘비용부서’로 인식되던 리서치센터의 가치를 다시 증명한 결과로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과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조직 운영과 인재 육성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하반기와 달리 변화의 물결이 거셌다. 새로 신설된 섹터를 포함해 총 6명이 부문별 ‘최초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단 1명이 첫 1위에 오른 것과 대조된다. 탈환에 성공한 애널리스트는 4명, 특히 DS투자증권의 김수현 리서치센터장이 지주회사 부문에서 다시 ‘베스트’ 자리에 복귀했다. 오랜 부문 강자로서 명예를 이어간 인물은 25명에 달했다. 2관왕은 김동원 본부장 단 1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4명보다 크게 줄었다.

다크호스를 선정하는 ‘주니어 애널리스트’ 부문에서는 펀드매니저들이 가장 주목하는 12인의 샛별이 등장했다.

양승윤 애널리스트는 베스트에 이어 주니어 톱10 자리도 거머쥐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유진투자증권에서만 2인의 주니어가 등장해 작지만 강한 중소형사의 저력을 입증했다. 

한편 이번 평가에는 연기금·자산운용사·공제회·은행·보험·증권·투자자문사의 펀드매니저 1529명이 참여했다. 베스트 리서치팀 및 법인영업팀을 제외한 분야별 애널리스트 평가는 주식 995명(2024년 하반기 1092명), 채권 320명(294명), 자산배분 214명(234명)의 펀드매니저가 각각 응답했다.

이번 조사부터 자산운용 규모(AUM) 1000억원 이상의 금융기관으로 참여 대상을 제한해 응답의 질을 높였다. 자산 규모가 큰 기관일수록 리서치·법인영업 서비스의 실사용 빈도가 높고 평가 기준이 더 정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설문 참여 여부 확인부터 설문지 배포·수거, 결과 분석까지는 마케팅 전문 조사기관인 글로벌리서치가 맡았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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