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회장님과 사모님의 취미생활... 자동차부터 미술까지 부의 취향은?

유시혁 기자 2025. 7. 14.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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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대한민국의 경제계를 이끄는 대기업 회장들은 적게는 수백 억, 많게는 수조 원의 '부(富)'를 가진 재벌이다. 그들이 가진 '부'가 너무 커서 '재벌'이라는 두 글자로 한정지어 표현하기에 다소 부족한 감도 있다. 그만큼 그 부와 명예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을 터. 그런 이유로 나름의 취미생활을 즐기며 마인드컨트롤을 한다. '회장님'과 '사모님'의 취미 생활에 대해 알아봤다.

삼성 이건희ㆍ이재용은 부자들만 갖는다는 '자동차 수집', '승마'

정용진(신세계)ㆍ김상열(호반)ㆍ박현주(미래에셋)는 '골프마니아'

2008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복귀한 고 이건희 회장이 아들 이재용 회장과 함께 벤쿠버로 출국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취미를 논하는 데 있어서 고 이건희 선대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알려진 대로 고 이건희 선대회장은 '취미 부자'다. 먼저 '자동차 수집'이다. 생전 그가 수집한 자동차는 124대, 구매 비용만 무려 450억~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2004년 이태원언덕길에 삼성가족타운을 조성하면서 지하에 70대의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고, 집무실 및 영빈관으로 썼던 승지원 앞의 자동차전문시설 건축물까지 사들였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만큼 '스피드'도 즐겼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에 위치한 삼성에버랜드 부지에 자동차경주장 '스피드웨이'도 조성했는데, 안전상의 이유로 스피드웨이가 폐쇄됐을 시기에 홀로 서킷 위를 질주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런데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다르다'는 옛말처럼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자동차사업(삼성자동차)은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예술에 조예가 깊어 다양한 그림과 예술 작품을 수집했던 '컬렉터'이기도 했다. 훗날 이건희라는 컬렉터가 수집한 작품들을 모아 <이건희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공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예술을 사랑하고 동경했던 만큼 많은 예술가의 후견인 역할도 자처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개인 소장했던 2만 3,000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은 국가에 기증됐다. 단순 규모만으로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문화재 및 미술품 국가 기증 사례로 기록되었으며, 작품의 면면이 미술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큰 가치를 지녀 '세기의 기증'이라 불렸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아들 이재용 회장은 '승마'를 취미로 두고 있었는데, 단순히 즐기는 수준을 넘어서 선수 못지 않는 특출난 재능을 선보였다. 국내 승마 대회에서 10번의 우승, 아시아 승마 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거머쥐었던 것이다. 하지만 1991년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고 승마를 접어야만 했고, 이로 인해 병역까지 면제받았다. 아직도 '승마'에 대한 미련이 남은건지 삼성전자를 통해 삼성승마단(경기도 군포시 부곡동 소재)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정농단 사태 때 최순실 씨(최서원으로 개명)의 딸 정유라 씨에게 승마를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재용 회장이 승마를 접은 후 골프를 즐기다가 국정농단 사태 이후 등산을 취미로 삼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실제로 2015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이명박 전 대통령, 전인지 프로선수와 함께 인천 청라 베어즈베스트골프클럽에서 라운드를 즐겼고, 수준급 실력을 겸비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회원제 골프장 안양CC에서 종종 라운드를 즐겼다는데, 동반자에게 갤럭시 최신폰을 내기 상품으로 걸었다는 소문도 있다. 한편 안양CC는 18홀 내내 도보로만 이동이 가능하다. 이후 국정농단 사태 때 골프를 접고, 등산으로 취미를 바꿨다고 한다. 한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아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도 승마선수로 활동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스윙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정용진 인스타그램

이재용 회장보다 골프를 더 사랑하는 건 이종사촌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다. 정용진 회장이 야구단을 창설할 만큼 야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지는데, 골프에 대한 열정 또한 대단하다고 한다. 신세계그룹은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에 회원제 골프장 트리니티CC와 대중제 골프장 자유CC를 운영하고 있는데, 정용진 회장은 트리니티CC에서만 라운드를 즐긴다고 한다. 필드에서의 스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곤 했으며, 최근 인스타그램을 접으면서 더 이상 그의 영상을 볼 수는 없다. 유튜버로 활동 중인 스***와 문** 프로 등을 개인 레슨프로로 고용해 꾸준히 골프레슨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장인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과 명문 골프장 세이지우드CC를 운영하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골프가 취미다.

절친 정의선ㆍ신동빈은 취미 대신 아낌없는 후원

최태원은 '테니스'로 부상투혼까지, 종종 주말에 아들과 함께

대한양궁협회장을 지내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취미는 양궁이 아니다. 회사 홍보 매뉴얼에도 정 회장의 취미가 적혀 있지 않다. 특별히 즐기는 취미는 없지만, 종종 비즈니스 골프를 나서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녀 카이 트럼프와 함께 골프 회동을 가져 큰 화제를 모았다. 현대차가 메인스폰서로 나선 미국프로골프투어(PGA)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미국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CC에서 열렸는데, 정의선 회장이 아내 아내 정지선 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의 딸이자 골프선수인 카이 트럼프, 세계적인 골프선수 로리 맥킬로이와 함께 프로암에 참가했던 것이다. 한편 정의선 회장의 첫째누나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며느리는 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프로선수 리디아 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대한스키협회장으로 지내던 2015년 양국 간 스키 발전을 위해 러시아스키협회와 MOU를 체결했다.  사진=롯데그룹

정의선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특별히 즐기는 취미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유소년 시절 스키부원으로 활동한 선수 출신인데다, 스키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 롯데그룹에서 스키선수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22년 롯데스키팀을 창단했고,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대한스키협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심지어 일본 니가타현 묘코시에 위치한 롯데아라이리조트는 '신동빈 스키장'으로 통하는데, 신 회장이 스키를 타는 모습은 그동안 포착된 적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테니스에 빠져 있다. 2년 전 테니스를 치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응급실에 실려 간 적 있는데, 한동안 깁스와 목발을 한 채로 해외출장까지 다녔다. 주말 일정이 없을 때는 아들 최인근 씨와 장시간 테니스를 치는 것으로 알려지며,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둘 사이에서 낳은 딸과 함께 '롤렉스 몬테카를로 마스터즈' 단식 결승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16년간 지냈던 대한핸드볼협회장에서 물러났는데,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아들 최인근 씨와 함께 테니스를 즐기는 모습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사진=최태원 인스타그램

재벌가 사모님은 미술품 수집하거나 직접 작가로 활동

'오뚜기'채림 여사는 귀금속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기도 

그렇다면 회장님들이 승마, 골프, 테니스 등 야외스포츠를 즐기는 동안 그들의 아내인 사모님들은 어떤 취미생활을 할까.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아내인 삼성그룹의 안방마님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은 '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하다.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앞서 언급한대로 신혼 초부터 고 이건희 선대회장과 함께 고미술, 서양 현대미술, 공예품 등 다양한 미술품을 수집해왔으며, 그동안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호암미술관 관장, 현대미술관 회장 등을 지내면서 국내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삼성문화재단을 통해 프랑스 파리의 중심지 마레(Marais) 지구에 위치한 오래된 건축물을 사들여 '시테 레지던시'를 운영하며 예술가 지원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며느리인 홍라희 관장에게 매일 10만 원씩 주며 인사동에서 마음에 드는 도자기를 하나씩 사오게 하여 예술 감각을 높이게 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삼성그룹의 안방마님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은 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하다.  사진=일요신문DB

고 조양호 한진칼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도 홍라희 여사처럼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특히 보타니컬아트(식물의 구조와 세부 특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미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 한국식물화가협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평창동 자택을 한국식물화가협회 주소지로 등록해놓기도 했다. 또 자택 일부 공간을 일우재단이 운영하는 일우스페이스 분관으로도 등록했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내 김영식 여사는 미술품을 수집하는 대신 본인이 직접 그림을 그린다. 우리나라의 전통미술인 민화작가로 활동 중인데 이미 여러 차례의 그룹전을 통해 작품이 소개됐으며, 2023년에는 첫 개인전 <화담, 민화를 담다>를 선보인 바 있다. '화담'은 남편 고 구본무 회장의 아호로, 정답게 얘기를 나누며 산책하라는 의미다. 한편 김영식 여사는 자택인 이태원언덕길 단독주택의 지하 1층 일부 공간을 미술관(593.71㎡, 180평) 용도로 신고해 전시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내 김영식 여사는 민화작가로 활동 중이다.  사진=한국민화협회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아내 채림 여사도 공예 작가로 활동 중이다. 주로 옻칠과 자개를 활용한 공예작품을 선보이며, 함영준 회장의 아내로 소문나기 전까지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2005에는 '림채'라는 개인사업자를 만들어 청담동에서 본인이 직접 만든 귀금속 악세사리를 판매하기도 했었다. 채림 여사는 그동안 가회동의 조그마한 작업실에서 공예 작품을 만들어 왔는데, 2020년 6월 성북동의 한 단독주택을 63억 원, 2022년 8월 바로 옆 부지를 25억 5000만 원에 사들여 미술관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2023년 2월에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됐으나, 아직 미술관을 정식으로 오픈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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