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아스팔트서 머리 핑 돌아도…"배달 콜 끊기면 더 두려워"
유영규 기자 2025. 7. 14. 06: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 앞에 물 있잖아요. 어제는 12개를 먹었어요.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은 11일 오전,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에 음료를 배달하던 김 모(56)씨의 오토바이 앞 바구니에는 빈 페트병이 한가득 쌓여있었습니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저 앞에 물 있잖아요. 어제는 12개를 먹었어요.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은 11일 오전,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에 음료를 배달하던 김 모(56)씨의 오토바이 앞 바구니에는 빈 페트병이 한가득 쌓여있었습니다.
오전 7시부터 일을 시작했다는 김 씨는 "밤에 페트병들을 분명 버렸는데, 벌써 이만큼 쌓였다"며 멋쩍게 웃었습니다.
유쾌하게 더위를 떨쳐내려고 애쓰는 그도 폭염이 한창 기승을 부릴 땐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며칠 동안 정지신호를 받고 도로 위에 잠깐 서 있을 때 뙤약볕과 아스팔트의 열기에 승용차가 뿜어내는 열기까지 더해져 아찔했던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합니다.
마치 불구덩이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 머리가 핑 돌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그는 필사적으로 물을 들이켜며 버텼습니다.
벌이가 잘 안 되는 날엔 더욱 힘이 빠집니다.
애써 웃던 김 씨도 "오늘따라 배달주문이 잘 안 잡힌다"고 말할 땐 미간에 주름이 잡혔습니다.
나흘간 200건 이상 배달하면 배달의민족으로부터 추가금을 받는 '미션'을 수행 중이기에 압박감은 더욱 커 보였습니다.
물가는 치솟는데 배달 기사에게 1건당 지급되는 기본 배달료는 지난 4월 서울 지역 기준으로 3천 원에서 2천500원으로 인하됐다고 합니다.
2019년부터 배달을 해왔다는 김 씨는 "예전보다 일은 1.5배로 하는데 돈은 그때보다 못 버는 것 같다"고 털어놨습니다.
배달 기사들의 열악한 처우는 수치로도 드러납니다.
정홍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지난해 12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에서 일하는 배달 기사 1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한 달에 평균 293만1천 원을 벌어들였고, 오토바이 유지비용과 플랫폼에 지불하는 수수료 등 업무상 지출 비용을 모두 제하면 월 140만 5천 원가량을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한 달 평균 21.4일, 출근일마다 약 17.8시간을 앱에 로그인해 일한 결과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해 수입이 줄어들었다는 응답률은 59%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이날 점심시간까지 12건을 배달했다는 김 씨에게 쉼터에서의 휴식은 사치나 다름없었습니다.
불볕더위가 본격화되는 정오 무렵 그는 다음 배달을 위해 다시금 오토바이에 올랐습니다.
그의 웃옷엔 벌써 소금기가 하얗게 말라붙어 있었습니다.
'더운 것과 일이 없는 것 중에 무엇이 더 힘드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답을 내뱉고는 바삐 배달길에 올랐습니다.
"더워도 콜이 많은 게 낫죠. 먹고살아야 하니까 이런 상황에서는 배달이 적은 게 두렵죠."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SBS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새벽 배달원 끌려가 결국 사망…곰 잇단 습격 일본 발칵
- [단독] "납치당했어요" 조롱…"만 원에 한 번" 돈 챙겼다
- 모습 드러낸 김포 부모·형 살해범…"형 훈계, 화가 났다"
- 비 내리며 서울 폭염특보 해제…남부지방에는 호우특보
- "윤 인권 침해?" 반박한 법무부…소환 불응 시 강제구인
- "무리한 인수" 논란 나오더니…"100억 넘게 떼일 위기"
- 김준호, 김지민 오늘 결혼…개그맨 25호 부부 탄생
- "딸 빌려줘" 그 뒤로 감금…남편은 여왕벌의 내연남이었다
- 또 '스프링클러' 없었다…화마 덮친 아파트서 모자 참변
- "이렇게나 많이 올랐어요?" 깜짝…'이른 폭염' 찾아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