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하기도 전에 폭염 속 꽃 만개 ‘비상’

정진수 기자 2025. 7. 1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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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찾은 서울 서초구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

낮 최고기온이 36.2℃에 달한 이날 공판장에는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절화를 싣고온 트럭이 장사진을 이뤘다.

경기 파주에서 9919㎡(3000평) 규모로 장미농사를 짓는 강대갑씨(72)는 "소형 트럭 적재함에 더운 공기가 가득 차면서 공판장에 출하해 경매하기도 전에 일부 장미가 만개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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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화훼공판장 경매현장 가보니
냉방설비 없는 소형트럭 실린 꽃
하역 대기 시 폭염에 극도 취약
장시간 고온서 대기하면 품위↓
임시 하역장 만들었지만 역부족
“저온유통체계구축사업 포함을”
한국절화협회 관계자가 10일 서울 서초구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에서 경매 대기 중인 장미 품위를 살피고 있다.

10일 찾은 서울 서초구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 낮 최고기온이 36.2℃에 달한 이날 공판장에는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절화를 싣고온 트럭이 장사진을 이뤘다. 오전 11시30분 기준으로 최대적재량 1t 소형 트럭이 3대, 5∼8t 중형 트럭은 8대가 정차해 있었다.

유통인들에 따르면 이곳에는 성수기 하루 최대 50대, 비수기엔 20∼30대 차량이 들어온다. 여름철 농가들은 대부분 냉방 설비를 갖춘 중형 트럭으로 꽃을 출하한다. 하지만 수도권 일부 농가들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소형 트럭을 타고 시장에 꽃을 낸다. 소형 트럭은 한대당 5∼10분간 하차 작업이 이뤄지지만 중형 트럭은 한대당 최대 40분이 걸린다. 하차 작업은 선착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늦게 도착하면 길게는 수시간 대기해야 한다.

한 농민이 화훼공판장에 출하한 장미 다발에서 오므라져 있어야 할 꽃봉오리 상당수가 이미 벌어져 있다.

경기 고양에서 소형 트럭을 타고 장미를 운송한 농민은 “소형 트럭 적재함은 냉방 설비 없이 방수포로 덮여 있다”며 “올해는 폭염이 일찍 찾아와 꽃 품위 저하가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그는 “냉방 설비는 비용도 부담스럽지만 꽃을 실을 공간이 부족해져 설치하지 않았다”며 “적재함 덮개를 열고 주행하는 것은 위법이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노심초사하기 일쑤”라고 설명했다.

경기 파주에서 9919㎡(3000평) 규모로 장미농사를 짓는 강대갑씨(72)는 “소형 트럭 적재함에 더운 공기가 가득 차면서 공판장에 출하해 경매하기도 전에 일부 장미가 만개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특히 분화 경매가 있는 화요일엔 하역 대기 시간이 1~2시간 더 길어 근심이 깊다”고 말했다.

aT에 따르면 화훼공판장 절화류 경매는 매주 화·목·일요일 오후 11시30분에 시작해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다. 절화 하역은 화·목·일요일 오전 10~11시에 시작된다. 그런데 화요일 오전 8시에는 관엽 분화 경매가 있다. 3∼6월 관엽 분화 출하 성수기에는 오후 4∼5시까지 경매가 이어진다.

aT 화훼사업센터가 궁여지책으로 임시 하역장을 만들고 경매사들이 합세해 하차 작업을 돕지만 맹렬한 폭염 앞에선 속수무책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김진주 한국화훼농협 장미유통센터장은 “성수기에는 화물차량이 공판장에서 5∼6시간도 대기한다”며 “아무리 냉방 설비를 갖춘 차량이라도 장시간 고온에서 대기하면 적재된 화훼류에 습진 등 품위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강원 지역에서 화훼류를 싣고온 한 화물차 기사는 “폭염에 장시간 차량 냉방 설비를 켜고 있으면 설비에 무리가 갈 수 있어 한시간 간격으로 가동을 멈춘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판장 내 정차 중인 일부 중형 트럭들은 냉방 설비를 끄고 윙바디를 열어 둔 채 대기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화훼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저온유통체계구축사업(산지저온시설 및 저온수송차량)’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사업 시행지침을 개정해 내년에는 화훼류도 해당 사업에 포함될 수 있도록 내부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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