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보다 무서운 고수온… 폭염에 어민들 '울상'

박슬옹 기자 2025. 7. 1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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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4년 적조 피해는 없어
작년 고수온 폐사 피해액 660억
어업계 "올해 더 심할까" 걱정
지난해 경남의 한 가두리 양식장에서 고수온으로 인해 폐사한 물고기들이 고무통 안에 담겨 있다. / 거제 어민

경남 어민들의 최대의 적이었던 적조가 최근 몇 년간 거의 발생하지 않았지만, 같은 기간 고수온 문제로 양식어류들이 줄지어 폐사하며 어민들의 고통은 더 심해지고 있다. 이전까지 어민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적조가 사라진 자리를 고수온이라는 불청객이 대신 채우고 있는 꼴이다.

적조는 장마가 끝난 후 일조량이 많아지는 기간에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유형이 많았다. 그렇게 발생한 적조 띠가 양식장을 덮치게 되면 물고기 떼는 몰살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점액질을 지닌 유해성 적조 생물이 어류를 스치는 것만으로도 아가미에 들러붙어 질식사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경남은 적조의 최대 피해지이기도 했다.

그렇다 보니 적조는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해상 가두리양식을 운영하는 어민들에게 가장 무서운 자연재해였다. 그해 여름 경남에서만 양식어류 212만 마리가 적조로 죽어 36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바로 그다음 해인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째 적조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적조가 발생하더라도 밀도가 낮거나 유해성 적조가 아니었기 때문에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적조 피해가 사라진 배경으로는 적조 생물인 유해성 코클로디니움의 감소가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코클로디니움의 정확한 감소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2010년대 후반기부터 개체수가 점차 감소하며 적조 피해도 덩달아 줄어들게 됐다. 전문가들은 수온·강수 패턴과 표층·저층의 물순환 등 연안 생태계의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적조가 잠잠해지자마자 장마 이후 푹푹 찌는 폭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수온 현상이 양식 어민들에게는 재앙으로 다가왔다. 고수온 문제는 적조 피해의 규모를 아득하게 넘어설 정도의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지난 2021년과 2023년에는 각각 양식어류 1042만 마리(116억 원), 1466만 마리(207억 원)에 달하는 어류가 고수온으로 폐사했다.

그리고 역대급 고수온 피해가 발생했던 지난해에는 경남 연안의 최고 수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며 2460만 마리가 폐사했고, 피해액은 66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상황이 심상치 않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3일 사천시 사천만·남해군 강진만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했고 통영시 욕지면 두미도 동단~남해·하동군 연안 등에는 고수온 예비특보가 내려져 있는 상황이다. 고수온 예비특보는 수온이 25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되고, 고수온 주의보는 바닷물 수온이 28도에 도달했을 때 내려진다. 28도 수온이 3일 이상 지속되면 고수온 경보가 발령된다.

이윤수 경남어류양식협회 회장은 "지난해에는 경남 연안 바닷물 온도가 30도 가까이 올랐었다"며 "요즘 날씨를 보면 올해 고수온이 지난해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할 거 같지 않아 역대급 피해가 또다시 발생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다"고 전했다.

한편, 경남도는 지난해에 발생했던 고수온 피해 대참사를 막기 위해 수온 상승을 대비한 대책상황실 가동과 동시에 어업인들에게 철저한 대비를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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