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폰세’의 기세…KBO 역사도 쓸까
마라토너 지구력의 스프린터
“기술 좋고 큰 경기에도 강해”

프로야구 한화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는 올해 전반기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스탯티즈 기준) 5.75로 투타 구분 없이 전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풀시즌 투수 WAR 1위가 6.93의 카일 하트(전 NC)였던 것을 고려하면 폰세의 전반기 팀 공헌도가 얼마나 높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폰세는 한화 역대 최고 외인 투수로 이미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한 칭찬이 되지 못한다. 세부 지표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KBO리그 외인 투수 역사에서도 그의 행보가 도드라져 보인다. 폰세가 후반기를 지금처럼 보낸다면 외인 투수 역사를 뒤집어놓을 수 있다.
폰세는 평균 시속 153.5㎞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시속 152.8㎞ 투심 등 강력한 공에 7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지는 ‘다양성’까지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포크볼 궤도로 떨어지며 체인지업처럼 휘어 나가는 ‘킥체인지업’을 손에 익히며 결정구 옵션까지 늘렸다.
폰세는 전반기 18경기에서 115.2이닝을 던지며 11승무패 평균자책 1.95를 기록했다. 이면의 숫자는 더욱 빛난다. 폰세는 9이닝 평균 삼진 12.53개를 잡았다. 보통 삼진율이 높으면 이닝을 길게 끌고 가는 데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인데, 폰세는 경기당 평균 6.1이닝을 던지며 아리엘 후라도(삼성)와 함께 선발 이닝 1위를 나눴다. 강한 공을 던지면서도 9이닝 평균 볼넷 수는 2.02개뿐으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88에 불과한 배경이 되고 있다. 전반기만 보자면 폰세는 마라토너의 지구력으로 달리는 스프린터 같았다.
KBO리그 역사가 기억하는 외인 투수들이 있다. 이 중에도 이토록 많은 것을 가진 투수는 없었다. 외인 투수 중 유일하게 KBO 통산 100승을 넘은 더스틴 니퍼트(102승)는 두산 데뷔 첫해인 2011년과 팀이 통합 우승을 한 2016년 가장 내실 있는 성적을 거뒀다.
2011년에는 15승6패 평균자책 2.55, 2016년에는 22승3패 평균자책 2.95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1년에는 WHIP 1.14, 2016년에는 WHIP 1.24 등으로 올해의 폰세와는 차이가 있었다. 또 니퍼트는 2011년에는 경기당 평균 6.1이닝을 던졌지만, 2016년에는 6이닝을 소화했다.
2019년 두산에서 뛴 조쉬 린드블럼도 20승3패 평균자책 2.50으로 압도적인 한 해를 보냈다. 린드블럼은 그해 평균 6.1이닝을 던지며 WHIP도 1.00으로 눈부셨지만 올해 전반기 폰세를 능가하는 내용은 아니었다. 일본 리그로 떠난 뒤 약물 구설로 KBO리그 이력에도 상처가 난 다니엘 리오스 또한 두산 시절인 2007년 22승5패 평균자책 2.07로 고속 질주를 했지만 경기당 평균 7이닝에 234.2이닝이나 던진 탓인지 WHIP는 1.06으로 올해 폰세와 비교해 내실이 떨어졌다.
폰세는 전반기에 기술적으로는 거의 완벽한 시간을 보냈다. 한 구단 전력분석 관계자는 “기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경기 운영 면에서도 여유가 보인다. 큰 경기, 관중이 많은 경기에 본인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라고 평가했다. 실제 폰세가 올해 등판한 18경기 중 17경기가 관중 1만5000명 이상이었다. 17경기 평균자책은 1.87이었다. 폰세의 평정심은 ‘가을야구’가 낯선 한화의 또 다른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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