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아닌 상수가 된 기후위기…적응할 영농산업 연구·개발 시급
정부 비축·수입 대책으론 한계

기후위기로 기록적 폭염이 잦아지면서 이대로라면 폭염이 부르는 고물가, ‘히트플레이션’(폭염+인플레이션)이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기후위기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고 장기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11일 기준, 수박 한 통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2만9115원으로 평년보다 38.5%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깻잎(24.6%)과 열무(15.5%) 등 채소가 평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거에도 더위가 기승을 부린 해에는 어김없이 채소·과일류 물가가 불안정했다. 폭염일(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이 역대 가장 많은 31일이었던 2018년 당시, 채소 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9월 12.3%, 10월 13.5% 등 두 자릿수였다. 9월에도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강력한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해에는 채소 물가 상승률이 9월 11.5%, 10월 15.6% 등으로 두 자릿수를 이어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광어 도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올랐으며 우럭은 같은 기간 41.8% 상승했다. 해수 온도가 오르면서 양식장에서 집단 폐사가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기록적인 폭염은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기온 1도 상승이 1년간 지속되면 농산물 가격은 2%, 전체 소비자물가 수준은 0.7%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날 ‘폭염 대응 가축 피해 최소화 TF’를 구성해 긴급 급수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농수산물에 대해서는 비축 물량 확대, 대체 수입 품목에 대한 할당 관세 인하 등의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폭염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채소류는 현실적으로 비축이나 수입 대체 모두 어렵다 보니 수확량 변동이 고스란히 소비자물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은 “배추와 무 등 주요 농산물에 대해서는 정부가 재배면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을 통해 수급 안정에 나서야 한다”며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영농산업 연구·개발(R&D)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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