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했지만 다시 일터로…튀르키예 연금제도의 민낯
[앵커]
튀르키예에선 40·50대에 퇴직해도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조기 퇴직이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연금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은퇴자들이 다시 일터로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요.
여기에 고령화와 청년 실업 문제까지 얽히면서 연금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임병인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튀르키예 이즈미르에서 회사에 다니던 케말 씨는 44살에 조기 퇴직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에 76만 원 정도의 연금으론 생활이 힘들자 다시 전기 기술자로 일해야 했습니다.
[케말 / 65세·퇴직자 : 저는 44살에 은퇴했습니다. 은퇴한 뒤로 21년 동안 일을 했습니다.]
튀르키예에선 이처럼 조기 은퇴 뒤 다시 노동시장에 나서는 경우는 흔한 일입니다.
[올한 / 54세·퇴직자 : 저는 46살에 은퇴했습니다. 집이 본인 소유라면 생활하는 데는 어느 정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월세라면 연금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2023년 연금 보험료 납부 기간과 연금 가입 기간을 충족하면 정년 나이에 도달하지 않아도 조기 퇴직할 수 있도록 연금법을 개정했습니다.
연금 수령 요건을 채웠음에도 나이가 부족해 연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건데 뜻하지 않게 퇴직자 200만 명을 양산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0만 명 이상이 다시 노동시장에 나섰습니다.
과거 70% 이상이던 소득대체율이 50%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최저 연금 지급률은 35%에 불과합니다.
연금만으론 생활이 충분하지 않은 탓에 '일하는 은퇴자' '빈곤한 은퇴자'가 생겨난 겁니다.
[가예 겐제르 / 경제학자 : 40·50대 조기 퇴직자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회보장제도의 적자가 커지고 국가 예산 부담도 늘어납니다.]
조기 은퇴와 더불어 고령화와 청년 인구 부족도 연금 재정 악화의 원인입니다.
현재 연금제도는 연금 수급자 1명에 최소 3명의 근로자가 있어야 적자를 막을 수 있는데, 실제론 1.9명에 불과합니다.
이런 불균형은 재정 적자를 키우고, 청년층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하산 / 28세·노동자 : 올해 연금 조건도 내년에 또 바뀔 수 있어요. 보험료를 많이 내도 3,000~5,000 리라 (우리 돈 13만 원에서 22만 원) 이상 받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나라에서는 살고 싶지 않습니다.]
문제는 튀르키예의 연금개혁이 '은퇴 연령 상향'이나 '연금액 축소'와 같이 단편적인 대책에 머물러있다는 점입니다.
[아지즈 젤릭 / 연금개혁 전문학자 : 사회보장은 사회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단순히 재정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사보험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른 은퇴가 가능하지만, 정작 은퇴 이후의 삶을 책임지지 못 하는 튀르키예 연금제도.
공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근본적 개혁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튀르키예 이즈미르에서 YTN 월드 임병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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