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이병훈진화학상, ‘소금쟁이’ 연구자 김우주 박사 수상
“소금쟁이 진화 규명 공로” 17일 생물과학협회서 시상

소금쟁이가 수면 위로 도약하는 진화 원리를 밝힌 연구자가 ‘제1회 이병훈진화학상’을 받는다. 이병훈진화학상은 한국 진화학의 개척자인 이병훈 전북대 생명과학과 명예교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올해 처음 신설했다. 진화학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이룬 젊은 연구자에게 매년 수여된다.
한국진화학회는 오는 17일 한국생물과학협회 정기학회에서 김우주 서울대 생명과학부 박사후 연구원에게 이병훈진화학상을 수여한다고 13일 밝혔다.
김 박사는 공학을 전공한 후 동물행동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을 지닌 연구자다. 공학적 시각과 진화학을 접목해 다양한 소금쟁이 종을 연구하며, 이들이 몸집에 따라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환경에 적응하는지 과학적으로 규명해 주목을 받았다.
김 박사는 다리 길이만 10㎝로 일반 소금쟁이의 10배 무게에 달하는 거대 소금쟁이(학명 Gigantometra gigas)의 수면 도약 원리를 규명해 2023년 국제 학술지 ‘미 국립과학회보(PNAS)’에 논문을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앞서 김 박사는 한국과 베트남에서 현장 조사를 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통해 소금쟁이가 체격 조건에 맞춰 ‘공학적으로 유리한 행동 전략’을 선택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한국과 베트남, 프랑스 과학자들이 참여한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학회 회보,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도 실렸다.
이병훈진화학상이 이름을 딴 이병훈 명예교수는 서울대에서 생물학, 고려대에서 곤충계통분류학을 전공했으며,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과 미국 하와이 동서센터 등에서 활동했다. 국내에서는 한국동물분류학회, 한국곤충학회, 한국생물다양성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생물다양성 연구와 진화학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유전자들의 전쟁’, ‘자연사박물관과 생물다양성’ 등의 저서와 함께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 ‘자연주의자’를 번역했다.
이 명예교수는 “진화생물학이란 학문을 처음 접했을 때의 경이로움과, 국내에서 이 분야를 개척해 온 자부심을 되새기며 내 이름을 딴 상이 생긴 것이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김유섭 한국진화학회 회장(이화여대 생명과학과·에코과학부 교수)은 “최근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생물의 진화 과정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지고 있지만, 국내는 여전히 관련 연구 인력과 기반이 부족하다”며 “이번 ‘이병훈진화학상’ 제정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진화학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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