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봉 대신 애호박 들고 "부추 핸썹"···'투바투'에 광주 들썩들썩
광주시·관광공사·엠넷 협업해 지역 특산물 홍보
전국 각지서 팬들 모이면서 광주 홍보 '톡톡'

"애호박 파는 건 처음이죠? 모두 애호박을 흔들어주세요. 세상 친환경적인 응원봉이네요. 부추 핸썹!"
지난 10일 오후 광주시청 야외음악당. 국내외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K-팝 그룹 '투모로우바이투모로우(TXT·투바투)'가 게릴라 콘서트를 열자 수많은 팬과 시민이 몰려들었다. 어떤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진행된 무대에도 수천명의 관객들로 열기가 가득 찼다.
독특한 건 이날 콘서트에 참여한 관객들이 응원봉 대신 애호박과 부추를 흔들었다는 것. 심지어 이 응원봉들은 관객들이 990원을 주고 산 티켓이다. 애호박과 부추로 콘서트에 입장하고, 응원봉 대신 흔드는 이 기묘한 이벤트에 이날 광주가 들썩였다.
이날 투바투 게릴라 콘서트는 광주관광공사가 '2025 광주 방문의 해'를 맞아 CJ ENM과 협업해 이뤄졌다. 엠넷이 새롭게 런칭한 아이돌 페스타 대작전 '전국반짝투어' 광주편으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지역 특산물과 결합한 '팝업 콘서트' 형식을 택해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다.
팬들은 사전 공지 없이 광주 곳곳에서 열린 팝업존에서 990원에 광주 특산물인 애호박 또는 부추, 방울토마토를 구입하면 무대 입장권을 받았다. 티켓 판매 수익금 전액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투바투 이름으로 광주시에 기부된다.
투바투는 케이팝을 대표하는 보이 아이돌 그룹으로 국내외에 수많은 팬층이 형성돼 있는데, 유튜브 공식 채널 구독자만 1천280만명에 이른다. 투바투가 광주에 뜬다는 소식에 당일 전국에서 팬들이 광주로 모였다.
실제 광주 유스퀘어와 광주시청, 동명동 등 투바투 팝업이 열린 장소에는 팬들이 구름떼처럼 모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특히 다양한 국적의 팬들이 관측되며 투바투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게릴라 콘서트는 사전에 공지하지 않았음에도 3천명이 넘는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에 거주하는 한 팬은 X(옛 트위터)를 통해 "항상 4시간씩 버스 타고 전날 미리 도착하거나 당일치기로 왕복 8시간을 견디며 교통비만 오억(원을) 썼다"면서 "투바투가 광주까지 와주다니 감격스럽다"고 했다. 또 다른 광주지역 팬은 "광주 길거리 한복판 돌아다니면서 애호박 팔고 있는 투바투 이게 실화라고? 이게 진짜라고?"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광주를 찾는 팬들에게 지역 맛집을 소개하는 글도 적잖았다. X에서 한 팬은 "투바투 공연보러 광주시청 오시는분들은 좀 더 걸어가면 신쭈꾸미 있으니까 거기서 꼭 쭈삼 먹고 가시고, 카페는 그 근처에 온다방이라고 있으니까 꼭 까눌레 먹고 가시고"라고 꿀팁을 게시하기도 했다.
5년 만에 단독 콘서트로 광주를 찾은 투바투 멤버들 또한 "너무 신선했다. 지역 특산물을 팔면서 무대 홍보하는 게 좋았다"며 "날도 더운데 애호박도 사주시고 부추도 사주시고 해서 감사하다"고 웃으며 현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광주관광공사 측은 이번 콘서트를 통한 광주 홍보 효과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동명동 여행자의 집에서 한 팝업 같은 경우 800명정도의 팬들이 모였는데 상당 수가 서울이나 타지역, 외국인으로 파악됐다고도 전했다. 이후 투바투를 활용한 상품도 만들 계획이다.
김진강 광주관광공사 사장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유명 가수들이 게릴라 콘서트를 진행하고, 또 특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해 그 수익을 고향사랑기부제로 내어 놓는 좋은 취지의 행사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면서 "게릴라 콘서트이다보니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음에도 전국에서 많은 팬들이 와주면서 광주를 홍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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