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 ‘전기 먹는 하마’…재생에너지 풍부한 지방에 구축해야
- “챗GPT 질문 입력 때 사용 전력
- 구글 검색보다 약 10배 더 많아”
- 차등 전기요금제 개편 주장도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 그래픽 처리장치(GPU) 등 서버를 구동할 데이터 센터와 함께 이를 지탱할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AI 전쟁’에서는 데이터 센터와 전력망은 마치 ‘쌍둥이’와 같다. 하지만 한국은 수도권에 데이터센터와 인력이 집중돼 첨단 산업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영남권 데이터센터에는 원자력발전을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고 호남권에는 해상 풍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와 주목된다. 데이터 센터가 분산되면 각 지역은 이를 기반으로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인력 공급을 할 수 있으며 장거리 송·배전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줄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103㎿(메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내용의 투자 협력을 맺었다고 13일 밝혔다. GPU 6만 장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여기에는 SK가스의 GW급 LNG·LPG 겸용 가스복합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과 ‘국회 AI와 우리의 미래’가 최근 공동 주최한 ‘지속가능한 AI 데이터센터 구축전략 세미나’에서 대한전기학회 차기 회장을 맡게 될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수도권에 몰려 있는 데이터센터를 영남권과 호남권으로 분산하자고 제안했다. AI 산업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이에 따른 전력 소비도 늘어나는데 수도권에서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원전이 몰려 있는 영남권에는 이를 활용해 전력을 수급하고 호남권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송·배전 거리를 줄이자는 것이다. 박 교수는 “AI 산업과 반도체 등 미래 첨단산업의 경쟁력은 전력 인프라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며 “대규모 정전을 방지할 수 있는 유연한 전력망을 구축하고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로 경제적인 전력 공급을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무탄소 전원을 확보해 수요 관리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개편하자는 주장도 했다. 박 교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구분해 세분화하고 지역별 원가 기반 소매요금까지 확대하고 분산에너지 특화 지정 등 지역 단위 수급 균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력 공급이 데이터센터 수요자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원칙에서 재생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하면 관련 제도를 열어주고 원자력이 필요하다고 하면 선택권을 줘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전력 사업 구조는 공기업, 정부, 정치 중심인 측면이 있다”며 “전력 공급을 하루빨리 시장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전력 산업 구조를 진화시켜야 한다. 데이터센터 업계도 유연한 전력 사용을 위한 자체 설루션을 장착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AI 기술에는 방대한 전력이 소모된다. 국회 ‘AI와 우리의 미래’ 대표인 최보윤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미국 전력연구소(EPRI)의 분석에 따르면 챗GPT에 질문을 한 번 입력할 때 사용되는 전력이 일반적인 구글 검색보다 약 10배 더 많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가 가속서버 확장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전력 소비는 연평균 30%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에서 2038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을 30 TWh(테라와트시)로 추산했다. 올해 소비량(8.2 TWh)보다 무려 265% 증가한 수치다. 국내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편중되면서 전력 수급 불균형 문제가 심화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데이터센터의 약 60%가 수도권에 몰려 있고 2029년에는 수도권 비중이 80%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AWS와 울산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발표한 SK텔레콤의 하민용 AI DC 사업부장(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의 비수도권 분산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 방안으로 ▷전기요금 할인, 세제 혜택 등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 ▷지역 대학·연구기관과 연계한 인력 양성 및 정주 여건 개선 ▷전력 통신 교통 등 필수 인프라를 국가 차원서 지원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기반의 친환경 인프라 구축 제공 등을 제시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박충권 의원은 “AI 산업 발전이 전력 인프라의 확충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은 자명해졌다”며 “에너지원 문제가 정치화, 이념화돼서 수요자 중심으로 가지 못하는데 값싸고 질 좋은 미래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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