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노트에 깃든 천재들의 비밀

박영서 2025. 7. 1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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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는 단순한 기록 도구가 아닌, 인간의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창의적 공간이다.

저자는 노트가 어떻게 인간의 상상과 지성을 길어 올렸는지, 나아가 문명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고찰한다.

위대한 이들이 노트에 무엇을 남겼고, 그 사소한 메모들이 어떻게 하나의 사유가 되고, 지적·문화적 성취로 꽃피어났는지를 따라간다.

찰스 다윈은 손바닥만 한 포켓 노트에 생명의 기원을 뒤흔들 진화의 서사를 정리했고, 애거사 크리스티는 낡은 연습장에 수많은 살인과 반전을 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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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인간. 상상스퀘어 제공

쓰는 인간
롤런드 앨런 지음 / 손성화 옮김 / 상상스퀘어 펴냄


노트는 단순한 기록 도구가 아닌, 인간의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창의적 공간이다. 저자는 노트가 어떻게 인간의 상상과 지성을 길어 올렸는지, 나아가 문명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고찰한다. 위대한 이들이 노트에 무엇을 남겼고, 그 사소한 메모들이 어떻게 하나의 사유가 되고, 지적·문화적 성취로 꽃피어났는지를 따라간다.

아이작 뉴턴이 10대 시절 2펜스를 주고 산 작은 노트에는 소묘 요령부터 흑사병 치료제, 수학 공식까지 다양한 지적 메모가 빼곡히 담겨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년에 약 1000 페이지 분량의 노트를 썼다. 그가 남긴 한 노트에는 물의 흐름을 관찰하며 그려낸 730점의 그림과 이를 묘사하는 67가지 단어가 있다.

찰스 다윈은 손바닥만 한 포켓 노트에 생명의 기원을 뒤흔들 진화의 서사를 정리했고, 애거사 크리스티는 낡은 연습장에 수많은 살인과 반전을 구상했다. 저명한 미국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대학 시절 연극 대본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개조한 노트를 만들었다. 노트 여백에 장면 전환, 조명, 배우 동선 등을 직접 메모하면서 작품을 재구성했다.

읽고, 쓰고, 기억하고, 상상하는 인간에게 ‘기록’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다. 책은 그 여정을 따라가며, 기록이 품은 깊이와 아름다움을 일깨워준다. 문자를 읽고 쓰는 행위와 사유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 책은 기록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조망한다.

저자는 작가이자 출판인, 종이 문화사 전문가다. 오랫동안 출판업계에서 일해왔으며 영국 브라이튼에 살고 있다. 종이로 사유해온 인류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은 저자의 첫번째 저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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