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답보 ‘여수 웅천지구 中’ 이설 과제 산적

허광욱 기자 2025. 7. 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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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진통 끝 조성원가로 부지 92억 매입 ‘검토 중’
땅값 외 학교 신축에 400여 억 소요…어려운 교육재정 압박
웅천지역으로 이전 中 인근 주민 ‘원도심 공동화’ 우려 목소리
정상 추진해도 5년여 간 소요…학생들, 통학 불편 장기화
여수 웅천지구 전경. /여수시 제공

수 년 간 답보상태를 거듭해 온 전남 여수시 웅천지구 중학교 이설 문제가 현재 어느 정도 실마리를 풀어가는 단계에 있지만 여전히 '산넘어 산' 형국이다.

여수시와 여수교육지원청이 시 소유 학교 부지에 대해 당초 거론된 무상제공이나 용지 교환 방식이 아닌 조성 원가로 매입하기로 어느 정도 일치를 봤지만, 향후 교사(校舍) 신축시 땅 값을 제외하고도 총 400여 억원의 재원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가뜩이나 어려운 교육재정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교육당국이 부지 매입 후 순차적으로 이설 계획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학교가 빠져 나가는 지역의 공동화 현상 뿐만 아니라, 사업 기간도 최소 5년 여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어서 학생들의 장거리 통학으로 인한 불편이 장기화될 우려도 낳고 있다.
지난 6월 개최된 웅천지구 현안사업 및 중학교 이설 관련 간담회' /여수시의회 제공

◇시, 웅천지구 난개발로 '인구 포화'…부작용 속출

13일 여수시와 시의회, 여수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웅천지구의 경우 논과 갯벌이 있는 전형적인 농·어촌이었으나 지난 2004년부터 대규모 택지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역이다.

이로 인해 당초 2만여 명을 예상으로 개발된 이 지역이 지난해 5월말 기준으로 19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등으로 인구 2만 9천820명으로 급증해 주차난, 주민센터 이용 불편 등이 초래되고 있다.

특히 웅천지구의 주민들 중 0~9세는 4천16명, 10~19세도 3천877명에 달하는 등 어린이들이나 젊은층의 구성도 타 지역보다 높은 편이어서 학생 과밀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일각에선 웅천지구의 이 같은 인구 급증의 주 요인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생활형 숙박시설의 난립, 느슨한 층수 제한 등을 꼽고 있다.

◇장거리 통학으로 지쳐가는 학생들
지난 4월 열린 웅천지구 중학교 이설 추진 관련 간담회. /여수시의회 제공

웅천지구는 초등학교의 경우 송현·웅천·예울초 등 3곳, 중학교는 웅천중학교 단 1개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현재 웅천중학교는 한 반에 30명이 초과한 과밀 상태의 열악한 교육환경에 처해 있다.

개교 당시엔 6학급을 기준으로 세워졌으나 웅천지구 인구 증가로 인해 학생들도 늘어나 학년 당 8학급 씩 총 24개 학급에 학생수도 700여 명에 달해 과밀학교 해소가 시급한 실정이다.

여기에다 매년 100여 명의 웅천지구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가까운 웅천중학교에 진학을 하지 못해 인근 무선지구 등으로 왕복 2시간 여의 장거리 통학을 하고 있어 통학 불편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웅천지역 초등학교 졸업생 타 중학교 배정현황을 보면 2022년은 338명 졸업생(송현초 140명, 웅천초 198명) 중 129명, 2023년은 346명(송현초 114명, 웅천초 197명, 예울초 35명) 졸업생 중 125명, 지난해 1월 9일 기준 346명(송현초 114명, 웅천초 197명, 예울초 35명) 졸업생 중 125명 등이 각각 원거리 통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여실히 반증하고 있다.

이에 학부모들이 당국에 수년 째 중학교의 신설을 요구해 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여수교육지원청과 여수시가 학교 부지 매입 방안 등을 놓고 양보없는 지루한 공방전만 거듭해 와 학생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웅천지구 웅천중 전경. /여수교육지원청 제공

◇각계, 학교 이설 문제'머리 맞대'…또다른 과제도

웅천지구에 부족한 중학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수시의회를 비롯해 여수교육지원청, 여수시, 지역 학부모단체 등은 간담회 개최와 함께 T/F팀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올해 들어서만 지난 4월과 6월에 여수시의회 최정필 의원의 주최로 '웅천지구 중학교 이설 추진 관련 간담회'를 갖고 논의를 해 왔다.

간담회에는 여수교육지원청을 비롯해 여수시 관계부서, 웅천지구 중학교 이설 추진위원단이 참석해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웅천지구 내 중학교 신설 및 기존 학교 이설 필요성을 중심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간담회에선 학교용지 무상임대 또는 대토 방식 활용 등 부지 확보 방안을 중심으로, 교육청과 여수시 간의 실무적인 논의가 이뤄 졌으나 여수교육지원청과 여수시의 의견차가 뚜렷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학교부지 관련 행정지원협의체를 구성후 1·2차 회의를 진행한 결과 중학교 이전 부지와 관련해 조성원가 기준으로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과 함께 교육청의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3년 무이자 분할 납부 방식의 안을 시가 여수교육지원청에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여수교육지원청은 여수시가 제시한 92억원의 조성원가에 교사 신축비 등 400여 억을 포함시 500여 억원이 소요될 재정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교사 신축후 개교할 때까지 5년여가 소요되는 것도 문제다. 그 전까지 학생들의 통학불편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여수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인 현 여수아리울중학교 인근 주민들의 '원도심 공동화'를 우려하는 반발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어 또다른 해결 과제가 되고 있다.

◇학생 불편 해소위해 현실적 대책 방안 마련 시급

여수교육지원청은 현재 여수시가 제안한 학교 이설은 조성 원가 매입의 안을 검토하면서도 학군 조정 등을 통한 통학 문제 해결을 위해 조만간 설문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자녀가 중학교에 다니는 웅천지구 한 학부모(48)는 "아들이 원거리에 있는 중학교에 배정돼 새벽에 일어나 등교를 해야 하고, 하루에 통학시간만 왕복 2시간을 허비하는 셈이다"며 "가뜩이나 무더운 날씨에 자녀가 지쳐가고 있는데 정작 여수교육지원청과 여수시는 학교 이설을 놓고 양보없는 싸움만 거듭해 왔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간담회를 주최해 왔던 최정필 여수시의원은 "웅천지구에 과밀학급이 되고 중학교가 부족한 것은 여수시가 도시계획이나 개발을 잘못한 것"이라며, "이제는 교육지원청과 여수시가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 실질적인 이설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시가 학교 부지에 대해 제안한 조성 원가 매입을 검토 중에 있다"며 "하지만 최근 교육 재정이 크게 삭감된 상태에서 500여 억원을 부담해야 할 입장이어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시가 소유한 예울초 인근의 학교 부지를 교육청에 92억 여원에 매입할 것을 제안했다"며 "아울러 동문동의 여수아리울중학교를 이전하고, 그곳에는 도서관이나 늘봄센터 등을 지어 지역 공동화를 방지하고 지역민들에게 혜택이 되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이전 문제가 다양한 상황이 작용하고 있어 학생들의 통학 불편과 학부모들의 불만도 지속될 전망이다. 동부취재본부/허광욱 기자 hk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