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가 위기 막으려면 거점국립대,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을” 이용재 부산대 교수회장
구체적 실행 계획·예산 확보 강조
각 지역에 세계 수준 대학 있어야
인재가 정주하고 지역 산업 살아나

“부산대를 비롯한 거점국립대가 명문대로 성장해야 수도권의 일극 체제를 깨고, 국가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수 있습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단순한 구호에 그쳐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12월 부산대 제20대 교수회장으로 선출된 이용재 부산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지역 거점국립대의 역할과 과제를 묻는 말에 단호한 어조로 답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0일 전국 10개 거점국립대학교수회연합회(거국련)가 공동 발표한 성명을 주도한 인물 중 하나다. 거국련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안정적인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방 청년 인구가 계속 빠져나가고, 수도권은 주택난과 교통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 구조 전반의 위기이며, 거점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성명서에 담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지방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교육, 의료, 문화 등 모든 인프라의 질이 무너지고 있다”며 “청년이 떠난 지역은 기능을 잃고, 결국 국가 전체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대안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제시했다. 그는 “각 지역에 세계 수준의 대학이 있어야 인재가 정주하고, 지역 산업도 살아난다”며 “정말 중요한 것은 간판이 아니라 실질적인 예산과 정책 실행력”이라고 덧붙였다.
부산대가 감당해야 할 책무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부산대는 해방 후 최초의 종합 국립대로서 산업화, 민주화, 지역 발전의 중심에 있었던 대학”이라며 “해양·항만·물류·영화 등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해 세계적인 산학협력 모델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버드, 옥스퍼드, 하이델베르크 같은 세계 명문대학이 수도가 아닌 지역에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부산대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교육 여건 격차’ 해소를 꼽았다. 이 회장은 “부산대와 서울대는 재학생 수가 비슷하지만, 교수 수와 학생 1인당 교육비, 행정 인력 수 등에서 배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서울대가 6000만 원대, 부산대는 2600만 원 수준으로 격차가 너무 크다. 이대로는 지역대학이 수도권 대학과 경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울경은 인구 800만의 광역 경제권으로 수도권 못지않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이 지역의 국가거점대학인 부산대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뤄져야 수도권 집중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문대 수준의 강의, 교수 연구 지원, 글로벌 프로그램, 기초학문 진흥, 지역산업 연계 정책 등 다방면에서의 과감한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교수회의 정책 제안이 단순한 목소리를 넘어서 정부와 국회의 결정에 반영되도록 실질적인 영향력을 키우고자 한다”면서 “국립대의 자율성과 공공성을 되새기고, 지역 대학이 국가 경쟁력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