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고령화·예산 삼중고… "중소기업 AI 도입, 정부 실질적 대책 내놔야"
AI 도입한 중기 10곳 중 1곳 불과
운영 필요성·유지비 부족 등 원인
자부담 투입 비율도 20% 이하 원해
맞춤형 지원 등 세심한 정책 필요

"공장 운영비에 인건비까지 지출하면 남는 게 없어요. 이런 상황에 자부담을 들여 인공지능(AI)을 도입할 수 없습니다."
화성에서 20년간 자동차 부품 공장을 운영하는 김모(50대) 씨는 AI 도입에 대해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김 씨는 "경제 상황이 나아지질 않은 상황에 운영비에 인건비까지 지출하면 남는 게 없다"며 "이런 상황에 자부담을 들여 AI를 도입할 수도 없고, AI를 적용한다고 해도 이에 대한 유지 관리 비용도 부담돼 생각할 여력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평택에서 요소수 제조업 공장을 운영하는 한모(60대) 씨는 "국내 중소기업은 중간 없이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경제 구조"라며 "회사 운영에도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데,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사업은 경영에 여유가 있는 기업이 대상이다. 전액 지원이 없는 이상 일반 중소기업은 참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경기도 내 중소기업들은 예산부족, 경영난 등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AI 도입은 사실상 '그림의 떡'에 불과, 향후 맞춤형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촘촘한 정책이 뒷따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1월 전국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공지능 활용의향 실태조사' 결과, 94.7%에 달하는 284곳이 AI를 적용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AI를 도입한 중소기업이 10곳 중 1곳에 불과한 셈이다.
AI를 적용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는 '사업에 AI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80.7%로 가장 많았고, 'AI가 경영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는 답변도 14.9%로 집계됐다. 또 '유지 비용 부담'(4.4%)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목표하는 AI 도입에 자부담 투입 가능 비율로는 20% 이하가 90.3%로 가장 높았다. 결국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이 많아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현재 정부는 '중소기업 스마트서비스 지원사업'과 'AI 바우처 지원사업'을, 경기도는 'AI 실증 지원사업'을 통해 AI 산업 기반 및 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자부담 비용이 최소 2천만 원부터 최대 5천만 원까지 발생해 중소기업들이 꺼려하는 실정이다.
'2025년 경기도 AI 실증 지원 사업'의 경우 지난 1월 모집 공고를 통해 도내 AI 분야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총 9억 원의 도비를 투입(자부담 25%), 지정·자유분야 등 6개 내외를 선정해 오는 12월까지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소기업 관련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운영상 경제 상황이 열악해 AI 도입이 크게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AI 운영에 따른 필요성, 전문 기술, 인력도 매우 부족한 상태"라며 "대부분 30년 이상 똑같은 방식으로 일을 해온 고령층에다 최신 기술을 배워야 하는 두려움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인력이나 상시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AI 적용 사업보단 자동화 시스템 사업 지원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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