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방망이 들고 ‘축구장’ 들어온 극우정당 [세계의 창]

한겨레 2025. 7. 1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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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로고. EPA 연합뉴스

하네스 모슬러(강미노) |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 정치학과 교수

최근 독일에서는 반헌법적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해산 가능성이 다시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6월 말 독일 사회민주당(SPD) 전당대회에서 독일을 위한 대안 해산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기로 결정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이에 알리스 바이델 독일을 위한 대안 공동대표는 사회민주당이 “히틀러의 방식”을 따른다며 “어두운 시대가 떠오른다”고 비난했다. 이 발언에는 극우정당 특유의 네가지 조작 전략이 담겨 있다.

첫째, 가해자-피해자 뒤집기 전략이다. 자신들을 박해받는 희생자로 포장해 비판의 본질을 흐리고 동정 여론을 유도한다.

둘째, ‘그럴듯한 부정 가능성’(plausible deniability)을 활용한다. 겉으로는 히틀러를 비판하지만, 실제로는 독일을 위한 대안의 핵심 노선은 나치즘과 유사하다. 헌법수호청이 독일을 위한 대안을 반헌법적 정당으로 규정한 이유 중 하나는 당 지도부가 극우 이념과의 거리두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겉과 속이 다른 태도를 통해 극우 이념과의 연계를 부인할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셋째, 바이델 대표는 사회민주당이 민주적 제도와 절차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독일을 위한 대안이 사법부와 헌법기관을 ‘정치화된 적대 세력’으로 매도하고, 언론을 ‘거짓 보도 기관’이라 공격한다. 의회 내에서도 의사 진행을 방해하거나 고의로 회의를 중단시키며, 형식적 권한을 남용해 의회 자체를 마비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기 일쑤다.

넷째, 진실과 반쪽 진실, 거짓을 교묘히 섞은 서사를 퍼뜨린다. 일부가 사실이기 때문에 음모론에 취약한 이들이 전체를 믿기 쉽다. 그러나 히틀러가 정적을 제거한 폭력적 방식과, 현재 해산 논의를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없다. 전자는 독재 수립이 목적이었고, 후자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헌법적 방어 조치기 때문이다. 물론 민주주의 원칙상, 정당은 해산보다 정치적으로 극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문제는 독일을 위한 대안이 애초에 동일한 규칙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 헌법학자 모임은 이를 “야구 방망이를 들고 축구장에 들어온 격”이라 표현했다. 구조적 위협 앞에서 단순한 정치적 대응만으론 부족할 수 있고, 따라서 때로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독일을 위한 대안의 지지율이 25%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며 폭력 성향 단체들과의 연계도 다수 확인되는 등 이들의 위협이 단순한 공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 논의는 독일만의 문제가 아니다. 12·3 내란사태 이후 한국에서도 국민의힘 해산 요구가 고조되고 있으며, 그 목소리는 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물론 한국은 독일이 아니며 국민의힘은 독일을 위한 대안이 아니지만, 민주주의 제도를 대하는 방식에는 놀라운 공통점이 발견된다. 국민의힘은 계엄령 해제를 막으려 시도했고, 대통령 탄핵안도 조직적으로 저지했다. 나아가 국민의힘 의원 40여명은 윤석열 체포를 막기 위해 관저 앞에서 인간 방패를 형성하기도 했다. 또 극우 유튜브 채널에서 활발한 활동, 극우 단체 시위에 적극 참여, 극우 폭도들의 서울서부지법 습격 사건에 대한 침묵 혹은 암묵적 지지 등도 문제로 지적된다. 탄핵 이후에도 당내 쿠데타조차 마다치 않으며 당 지도부는 계속 친윤 인물로 채우고, 내부 개혁 논의는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도 피해자 코스프레와 진실 왜곡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법안 처리를 “히틀러식 독재”에 비유하고, 윤석열을 “정치 사법”의 희생양으로 포장하는 점에서도 독일을 위한 대안과 유사하다. 윤석열 쪽이 헌법재판소에서 사실과 거짓을 뒤섞은 주장으로 본질을 흐리는 방식 역시 결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동시에 훼손한다.

그렇다면 국민의힘도 해산되어야 할까?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서 정당 해산이라는 선택지를 무조건 배제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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