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에어백’으로 생명 지키는 기술…케이에스엔티, 안전 산업 새 지평 연다

이봉한 기자 2025. 7. 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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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기술지주회사 투자받은 유일 기업…산업현장 특화 안전조끼로 글로벌 인증 획득
낙상 감지·에어백 팽창까지 0.2초…고령자·스포츠·농촌 등 일상 안전시장 확장 본격화
가벼워지고 통풍성을 강화한 '에어 착'.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익숙한 이 말은, 현실에선 실천이 쉽지 않다. 매년 수백 명이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이 중상과 후유장애를 겪는 가운데, '입는 에어백'이라는 혁신 기술로 생명을 지키는 데 앞장서는 기업이 있다.

㈜케이에스엔티(KSNT)는 착용형 에어백 안전조끼를 개발·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벤처·연구소기업이다. 특히 경북대학교 기술지주회사로부터 현금 출자를 받은 국내 유일한 기업으로, 기술력과 시장성 모두에서 공공의 신뢰를 입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착용형 에어백 조끼(OPUS)

△ 국내 최초, 대학교가 현금 투자한 기술 기반 기업.

케이에스엔티(KSNT)라는 사명은 회사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K'는 경북대학교(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S'는 모기업 (주)새날테크텍스(Saenal Techtex), 'N'는 And 'T'는 테크놀로지(Technology), 기술을 뜻한다. 기술과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철학이 사명 속에 깃들어 있다.

모기업 새날테크텍스는 전 세계 에어백 원단 시장의 약 13%를 점유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이를 기반으로 케이에스엔티는 산업현장에 특화된 착용형 에어백을 자체 개발해 내놓았다.

설립 이후 벤처기업 인증, 연구소기업 등록, 착용형 에어백·인플레이터·에어백장치 관련 국내외 특허, 기업부설연구소 인증을 획득했으며, 경북대·섬유소재연구원·DGIST 등과의 공동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해 기술기업으로서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 에어백 기술로 산업현장 추락사고를 막는다.

주력 제품인 착용형 에어백 조끼(OPUS)는 1.5m 이상에서 추락이 감지되면 센서가 즉각 반응해 에어백을 팽창시켜 신체 주요 부위를 보호한다. 자동차의 에어백 원리를 작업자가 착용하는 장비에 접목해 실질적인 안전을 구현했다. 건설 현장, 고소작업, 전기설비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센서 알고리즘은 가속도 및 자이로 센서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독일 TUV SUD 인증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했다. 인플레이터는 독일 BAM(연방재료연구소) 인증을, 에어백은 봉제 없이 3D 제작 방식의 OPW 패브릭 기술을 적용해 내구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췄다. 특히 OPUS는 에어백 팽창 후 공기압을 배출하는 구조로 설계돼, 착용자가 튕겨 나가는 2차 사고까지 예방할 수 있다.

제품은 이미 유럽 CE 인증을 획득했으며, 삼성물산의 해외 건설 현장에도 납품되는 등 현장 적용성을 입증했다. 다만 국내 KC 인증은 아직 관련 규정이 없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회사는 "유럽 기준을 통과해 이미 현장 검증을 마쳤음에도 제도적 미비로 도입이 늦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을 통해 이 제품을 '스마트 안전장비'로 분류하고, 건설현장의 안전관리비 예산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유권해석을 내려 실질적 현장 적용을 가능하게 했다.
 
착용형 에어백 조끼 작동후 신체 보호범위.

△ 현장 목소리로 진화한 '에어착'.

케이에스엔티는 제품 출시 이후 2년간의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기능성과 착용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신제품 '에어착 (Air Chac)을 오는 8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모델은 기존 제품 대비 무게를 약 50g 이상 줄여 장시간 착용 피로도를 낮췄고, 기존의 밀폐된 구조에서 공기 순환이 가능한 설계로 통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에어백 팽창 구조도 허리 아래에서 상체 방향으로 터지도록 설계 변경해, 사고 발생 전까지는 평소 작업복과 다름없는 쾌적함을 유지한다.

이와 함께 디자인도 가운형으로 탈·착용이 쉬운 형태로 개선해, 거부감을 줄이고 착용률을 높였다. 또한 섬유소재연구원과의 공동 개발을 통해 탄소섬유 소재의 재사용 가능한 초경량 가스통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부품 원가와 제품 무게를 동시에 줄일 수 있어 향후 보급형 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 고령자·일상 낙상까지…안전 산업의 외연을 넓히다.

케이에스엔티는 산업안전을 넘어 고령자의 낙상 예방, 스포츠 안전, 농작업 현장 등 일상 속 안전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스키·자전거·승마 등 스포츠형 에어백, 농촌 고령층을 위한 경량형 제품 등도 개발 중이며, 생산량 확대와 소재 국산화를 통해 50만 원 이하 보급형 모델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확장과 함께 제품 단가도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는 100만 원 내외로 공급되지만, 소재 국산화와 생산 확대를 통해 50만 원 이하의 보급형 모델도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정부 보조금이나 공공사업과 연계될 경우, 20~30만 원대 실구매가로 농가나 노인 가구에 보급하는 방안도 충분히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 제도를 넘는 기술, 안전 산업의 새 길을 연다.

케이에스엔티는 현재 AI, 시각 인식, 생체 신호 기반의 차세대 낙상 예측 기술을 개발 중이며, 향후 소방·재난·물류·항공 등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안전 시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장기 비전을 그리고 있다. 단순 감지를 넘어 예측과 대응이 가능한 스마트 안전 시스템으로의 진화를 목표로, 기술과 산업 간 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원칙을 기술로 실현하고 있는 케이에스엔티는 착용형 에어백이라는 혁신 기술로 구미에서 출발해 세계 안전산업의 기준을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다. 그러나 기술력만으로는 넘기 어려운 제도적 장벽도 존재한다. 인증 기준의 부재와 행정 지연 속에서도, 이들은 생명을 지키는 기술의 가능성을 믿고 '제도를 넘어서는 기술'로 안전 산업의 새 길을 열어가고 있다. 
△양원석 케이에스엔티 대표

양원석 케이에스엔티 대표는 "기술의 목표는 단순한 기능 구현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데 있다"며 "우리가 만드는 이 에어백 조끼 하나가 누군가의 삶 전체를 지켜줄 수 있다는 마음으로 개발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에서는 이미 일상화된 기술이지만, 우리는 아직 제도와 인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KC 인증 기준이 없어 국내 보급이 지연되고 있지만, 유럽 CE 인증을 획득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물산과 같은 글로벌 기업 현장에서 이미 검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의 안전성과 효용성은 이미 입증됐지만,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장벽"이라며 "KC 인증 기준 부재로 인한 행정 지연은 대통령의 '유럽 인증 기술력은 국내에서도 인정' 지시에도 불구하고, 부처 간 엇박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원석 대표는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 공무원의 책상 위에서 멈추지 않도록, 정부와 행정이 현실의 속도에 맞춰 제도를 보완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기술이 제도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사회의 관심과 제도적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