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날마다 ‘무법천지’ 되는 경주 중앙시장…노점·쓰레기·교통혼잡에 시민 불만 고조
자율정리 유도 방침에 실효성 의문…“시장 활성화 이전에 안전과 질서부터” 지적 쏟아져

노점상들이 도로와 인도를 무단 점령하면서, 이 일대는 차량과 보행자 모두에게 위험천만한 '아수라장'으로 변모한다는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다.
5일장이 열린 지난 12일 낮, 중앙시장 앞 도로는 심각한 혼잡 상태였다.
편도 2차로 중 1차로는 줄지어 늘어선 상인들의 트럭과 적재물, 박스 더미가 점령하고 있었고, 노점상들이 설치한 차양막과 물품들은 인도를 거의 가로막고 있었다.
시장 인근을 지나던 한 시민은 "여긴 아예 차도도 아니고 시장도 아니다. 길을 걸어 다니기가 너무 위험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쓰레기 처리다. 각종 과일박스, 포장재, 폐지 등이 도로 위에 무더기로 쌓여 마치 쓰레기 하치장 처럼 방치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일부 구역은 운전자가 차선을 피해 급정거하거나 방향을 틀어야 할 정도로 교통 흐름도 심각하게 저해됐다.
또 시내버스와 승용차, 택시, 트럭이 뒤엉켜 도로가 정체를 빚는 현상이 수시로 일어났다.
이뿐만이 아니라 버스 정류장 주변의 불법주차 차량으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갑작스럽게 도로 한복판에 내려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시내버스 운전기사 박모(62)씨는 "장날만 되면 중앙시장 주변 도로가 1차로를 점거한 노점상들의 트럭으로 인해 하루종일 교통체증이 일어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버스에서 내리는데 바로 옆이 노점 트럭이고, 쓰레기가 발밑에 있어서 너무 불편했다는 탑승객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이를 제지하거나 단속하는 공무원이나 관리 인력은 보이지 않았다.
중앙시장 인근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제는 장날마다 차를 끌고 나올 수가 없다. 보행로도 차도도 마음 놓고 다니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시장 활성화도 좋지만 시민 안전과 질서 유지가 더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노점 영업 문제는 예민한 사안인 만큼 강제 단속보다는 자율 정리 유도를 우선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노점상과의 협의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시는 그간 '전통시장 활성화'와 '관광 인프라 개선'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이 같은 불법 점유와 쓰레기 방치는 행정의 손길에서 멀어진 채 방관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