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먼저 반응했다"… 응급상황에서 환자 생명 살린 대한항공 승무원들
김보희·구지연 대한항공 승무원
호흡 곤란·마비 증상 40대 남성에
응급처치·구급대원에 무사 인계
"내 가족 일이라 생각… 도움 줬을 뿐"

지난달 30일 오후 6시께 인천 연수구의 한 골프장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다.
40대 한 남성이 갑자기 호흡 곤란과 사지마비 증상을 보였다.
현장엔 골프장 직원과 고객 등이 있었지만 대부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때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려던 대한항공 소속 김보희(43·여) 승무원과 구지연(49·여) 승무원이 상황을 목격하고 곧장 환자에게 다가갔다.
김 승무원은 "환자는 사지마비 증상으로 온몸이 비틀어지고 양손이 말려 들어가는 등 심각한 경련에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었다"며 "현장엔 다른 사람들도 있었지만, 119 신고 뒤엔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승무원은 구 승무원과 함께 환자를 바로 눕히고 옷을 느슨하게 하는 등 상태를 살폈다.
그리고 119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30여 분 동안, 환자의 마비 부위를 주무르고 호흡 및 체온 등을 파악해 전화로 구급대원에게 계속 알렸다.
김 승무원은 "환자가 의식을 잃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 발작과 심정지를 대비해 환자의 의식을 깨우려 노력했다"며 "중간에는 환자의 상태가 조금 호전돼 간단한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이들은 두 사람의 적극적이고 숙달된 대처에 간호사 등 의료인인지 묻기도 했다.
인하대학교 출신인 김보희 승무원은 대한항공 객실훈련원에서 3년여 간 응급처치를 교육한 안전 교관이었다.
그는 지난 2019~2021년 인하공전에 파견을 나가 겸임교수로서 응급처치 과목을 교육하기도 했다.
김 승무원은 이러한 경력이 당시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우리 항공사는 매년 다양한 응급상황에 대한 처치법을 의료진으로부터 교육받고 있다"며 "앞서 인하공전 등에서 응급처치를 교육했던 경험도 큰 용기와 동기가 됐다"고 했다.
이들의 알맞은 응급처치로 40대 남성은 얼마 뒤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무사히 인계될 수 있었다.
김 승무원은 "내 가족도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저뿐 아니라 상황을 목격한 승무원은 누구라도 고민 없이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선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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