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욱 칼럼] 이재명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 되려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비호감 대결’을 펼쳤다. 그만큼 두 사람 모두 비호감이 높았다는 이야기다.
그런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의 막장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따른 탄핵으로 뜻하지 않게 열린 조기 대선으로 손쉽게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다만 압도적인 탄핵 여론과 국민의힘 심판 여론에도 50%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한 것은 이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도가 개선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대통령에 취임하고 한 달이 지났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율은 60%대를 넘는다. 충분한 이유가 있다.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 격의없는 소통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극단적으로 분열된 오늘날 대한민국 상황에 비춰볼 때 이념과 진영을 가리지 않는 인재 기용과 소통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높은 여론지지율은 성공한 대통령을 보장하지 않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를 증명한다. 문 전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좋은 조건과 환경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했다고 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면 속에서 임기 초반부터 많은 국민들이 ‘일방적’일 정도로 ‘이니 하고 싶은대로 해’라는 분위기로 밀어줬다. 임기 1년차에는 80%대, 2년차에 70%대, 임기 4년차에도 60%대의 지지율을 기록한 끝에 5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임기를 마쳤다. 그야말로 역대급 지지율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문 전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물론 문 전 대통령 본인은 높은 지지율에 도취해 스스로 성공한 대통령이라 착각하고 퇴임했지만 말이다.
여론조사상 높은 지지율은 역사적 평가가 아니다. 국민들이 싫어할만한 정책을 추진하지 않으면 지지율을 까먹을 일이 없다. 반대로 국민들이 좋아할만한 정책을 추진하면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인기에 영합하며 몸보신이나 한 것으로 평가받는 문 전 대통령과는 정반대의 리더십을 배울 필요가 있다.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방사물폐기장 건립, 평택 미군기지 이전, 제주해군기지 건설, 국방력 강화를 통한 군사대국 추진, 화물연대 파업 법치주의 대응, 강경 노조와의 비타협적 협상 등 지지율을 까먹으면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했다. 임기 4년차에는 20%대를 깨고 10%대 지지율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지지율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고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또다른 사례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꼽히는 노 전 대통령은 북방정책을 추진해 대한민국이 세계사적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했다. 인천공항과 경부고속철도(KTX) 건설, 서해안고속도로와 새만금 개발사업, 지역인재 의무 채용, 남북기본합의서 채택과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남북 유엔 동시가입, 의료보험 확대, 토지공개념 도입과 신도시 개발 등 엄청난 업적을 남겼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 대통령 앞에는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은 8월 1일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 관세와 별개로 비관세 압박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와 쌀 수입 문제는 2006년 한미FTA 추진을 선언했던 노 전 대통령이 직면했던 상황과 비슷하다.
이 대통령이 성공하는 길은 자명하다. 높은 지지율은 잊어야 한다. 지지층과 싸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지율 관리는 필요하지만 매몰되어서는 안된다. 이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문 전 대통령과는 차별화의 길을 걸었다. 기왕 차별화의 길을 걷기로 했다면 확실하게 다른 길을 가야 한다. 여론 지지율 관리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피해가는 문 전 대통령과 같은 겁쟁이의 길은 분명 아니다. 이 대통령이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두 명의 노 전 대통령이 알려주고 있다. 그것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가는 길이다.
권순욱 부국장 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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