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닝 입은 서양여자가 칼부림 해요”···영화 속 이 장면, 이런 뜻이 있었어? [사와닉값]
영화사에 길이 남을 작품 중 하나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일 것이다. 노란 체육복을 입고 일본 사무라이처럼 칼을 휘두르는 주인공 베아트릭스의 모습은 여전히 시네필(영화애호가)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돼 있다. ‘킬빌‘은 명작 영화를 ‘오마주’(재해석으로 존중을 표시하는 것)한 것으로 유명하다. 베아트릭스의 노란색 체육복은 무협영화의 전설적 배우인 이소룡을 향한 존경심을 표현한 것이었다.
영화, 음악 등 예술계에서는 이같은 ‘오마주’가 자주 등장한다. 오마주란 단어는 영화를 비롯한 예술계에서 처음 나타난 건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 1000년 전부터 생겨난 단어였기 때문이다. 지금과는 그 용법도 매우 달랐다.
![이소룡을 향한 오마주로 유명한 영화 ‘킬빌’의 한장면. [사진출처=CJ엔터]](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8/mk/20250808154805158bkeb.jpg)
그렇다고 왕의 권력이 전 국토에 미치는 것도 아니었다. 왕실이 전 국토를 지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지금처럼 국방력이 강한 것도 아닌 데다가, 시민들을 군대로 키울 만큼 행정력이 강하지도 않았다. 왕들은 할 수 없이 묘안을 냈다. 봉건제도였다. 귀족들에게 토지를 나눠주고 그곳의 방위를 맡게끔 했다. 세금을 걷을 수 있는 권리까지 함께였다. 한 지역의 지도자로 만든 것인데, 이 귀족들을 영주라 했다. 영주는 대신 나라에 큰 전쟁이 나면 왕을 도와야 하는 충성 서약을 맺었다. 이때의 충성 서약이 오마주(homage)였다.

롤로가 죽고나서도 노르망디 영지와 작위는 세습됐다. 바이킹의 자손들이 계속해서 다스렸다는 의미였다. 매년 프랑스 왕에게 충성맹세(오마주)를 바치면서.

그러나 그는 매년 프랑스 왕에게 오마주를 바쳐야 하는 신하기도 했다. 잉글랜드 왕으로서는 영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었지만 하릴없었다. 계약상 오마주를 바치지 않으면, 프랑스 왕은 정당한 권리로 노르망디의 땅을 다시 빼앗을 테니. 노르망디는 아주 비옥한 땅이라 잉글랜드보다 훨씬 많은 농산물이 수확됐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땅이라는 의미였다.

이때부터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갈등이 싹트기 시작했다. 잉글랜드 왕은 프랑스 왕에게 머리를 조아리기 미적거렸고, 프랑스 왕은 역정을 내며 신하의 예를 갖출 걸 권했다. 이 갈등이 쌓이고 쌓여 몇 세기 후 100년 전쟁으로 번졌다. ‘오마주’가 부른 파국이었다.
봉건제도는 완전히 폐지됐지만, 용어는 문화예술계로 이어졌다. 충성 서약이라는 본 뜻과는 달리 누군가를 향한 존중이라는 표현으로 그 의미가 변용됐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우스갯소리, 결코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던 셈. 그런 의미로 사와닉값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오마주(존중과 경의)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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