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주인우·김새봄씨 부부] 필리핀에 청년 부부 도전장을 내밀다

이경훈 기자 2025. 7. 1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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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시아르가오에서 JBSURF 창업
세계 서핑 애호가들에게 한국 알려
▲ 필리핀 시아르가오에서 서핑 보드를 들고 있는 주인우·김새봄씨 부부/사진제공=JBSURF

필리핀 시아르가오(siargao). 낯설고 멀게 느껴지는 섬이다. 하지만 서핑을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서 시아르가오는 '꿈의 섬'으로 불린다. 

멀리 이국땅에서 창업해 전 세계 서퍼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청년 부부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경기·인천에서 나고 자란 주인우(38)·김새봄(37) 부부다. 이들은 서핑이라는 '꿈' 하나로 해외에 도전장을 냈고, 'JBSURF'가 그 결과물이다. 시아르가오 대표 서핑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들 말렸죠. 미쳤냐고요. 필리핀에서 사업을 한다고 하니까요." 

이들 부부는 지난 시간을 회상하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는 치열한 청춘의 도전이 숨겨져 있다. 

주진우·김새봄 부부는 누구보다도 평범한 한국 청년이었다. 안정된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늘 숨이 막혔다. 남들처럼 취업을 준비하고, 틀 안에서 살아야 하는 삶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 필리핀 시아르가오에서 결혼식을 올린 주인우·김새봄씨 부부 모습. 시아르가오는 필리핀 대표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사진제공=JBSURF

"서핑하는 순간만큼은 정말 자유로웠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 하면서 살면 평생 해도 행복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결국 두 사람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필리핀으로 향했다. 2016년 시아르가오에 도착한 이들은 낯선 섬 한복판에서 서핑숍 'JBSURF'를 열었다. 당시 시아르가오는 한국인조차 드문 미지의 섬이었다. 언어도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달랐다. 사업은커녕 생존조차 버거운 환경이었다.

그들의 꿈을 향한 목표는 두려움도 뛰어넘었다. 사업은 더딘 걸음이었지만, 서서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SNS를 통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조금씩 손님들이 찾아왔다. 그러던 중, 예기치 못한 위기가 닥쳤다. 바로 코로나19였다.

2019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3년 가까이 하늘길이 닫히고 모든 것이 멈췄다. 가게는 텅 비었고, 생활비조차 빠듯했다. 모든 게 무너지는 듯한 순간이었다. 주인우·김새봄씨는 그 시기를 '인생 최악의 시간'이라고 했다.

"매일 생각했어요. 이걸 계속 해야 하나, 포기해야 하나. 그런데 다시 생각했죠.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쉽게 포기하냐고요."

그들은 끝내 버텼다. 손님이 없던 시간에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 현지인들과 관계도 지속해서 쌓았다. '언젠가 돌아올 날'을 준비했다. 버티고 또 버텼다.

그들은 더욱 단단해져 있었다. 친절한 강습, 꼼꼼한 안전관리, 세심한 현지 가이드까지. 모든 것이 두 사람의 땀과 시간이 만든 결과였다. 현지인과의 관계망도 촘촘히 형성하는 등 시아르가오에 녹아들었다.
▲ 주인우·김새봄씨 부부가 필리핀 시아르가오 해변을 걷고 있다./사진제공=JBSURF

현재 한국 청년 실업률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취업은 좁은 문이고, 꿈을 말하기조차 조심스러운 시대다. 주인우·김새봄 부부는 '꿈을 쫓는 인생'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저희도 처음엔 불안했어요. 누가 '너무 무모한 거 아니냐'고 하면 맞는 말이었죠. 하지만 확신했어요. 적어도 우리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절대 실패는 아니라고요."

그들은 지금, JBSURF를 넘어 새로운 꿈을 키운다. 서핑뿐 아니라 '해외 창업'이라는 도전의 노하우를 한국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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