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들을 위한 '펌프질'…예술가와 관객, 시장을 잇는 '마중물 2025'
김소영, 김수영, 서도이, 이기찬, 이훈주, 정연재, 제갈선, 조서영, 최형준, 황호동
다음 세대를 위한 한 바가지의 물…10주년 맞아
예술가와 관객, 시장을 잇는 건강한 '예술 플랫폼'으로 자리잡아

But time isn't straight to you. Is it?
(그러나 시간은 당신에게 직선적이지 않다. 그렇지 않은가?)
미래를 암시하는 포춘쿠키에 쓰여진 문구.
그 아래엔 과거를 기록한 책들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펜로즈(Penrose) 도형의 형태로
배치돼 과거와 미래가 보편적이고 선형적이지 않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사람과 나무와 돌이 엉켜붙어있는 형상.
외로움과 슬픔이 느껴지는 이 작품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가을 날씨에 비를 맞고 있는 돌과 나무가 너무 처량해 보였다는 당시 작가의 감정이 그 순간에 스며들어 캔버스에 표현됐다.
"저에게 이번 전시는 황호동이라는 사람이 그리는 그림은 '과연 누군가에게 전달이 될 수 있을까'였습니다. 공모전은 늘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붙었다고 한들 사람들이 좋아할까라는 의문과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그림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를 통해 황호동이라는 사람은 지나치거나 놓치고 있던 것들 혹은 아주 작은 돌맹이, 항상 그 곳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를 보며 자신을 투영하는 사람이고 그것은 아마도 항상 스스로를 부정해왔던 감정을 이번 전시에서 표출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황호동 작가

논리적·비논리적 대비를 활용해 도심 속에서 목격되는 다양한 건축물들의 시각적 요소를 담아내고자 한 작품. 작가가 직접 제작한 스테인리스 의자에 앉아 하이얀 벽에 액자처럼 들어맞는 작품을 맞이한다.
신진 작가들의 등용문인 '마중물 2025'가 10주년을 맞이했다.
'마중물 2025'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김리아갤러리에서 26일까지 열린다.

2014년 시작된 '마중물'은 매해 실력 있는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며 이어져 온 김리아갤러리의 대표 기획전으로, 신진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를 소개하고 젊은 예술의 흐름을 조명하며 그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해 왔다.
'마중물'은 펌프에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먼저 붓는 한 바가지의 물을 의미한다.
이 전시는 신진 작가들에게는 창작과 도약의 기회를, 관람객과 컬렉터에게는 새로운 시각을 만나는 접점이 되어 왔다.

"이번 전시의 최종 모습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건축적으로 작업과 공간의 시너지가 잘 드러났다고 생각하는 전시였어요. 1층 최형준 작가님의 설치 공간이나, 2층의 제갈선 작가님의 거울에서 김소영 작가님의 그림이 보이는 등 곳곳에 재미난 공간들이 많은 갤러리입니다. 건축·디자인 요소가 많은 제 작업과 시너지가 나는 공간을 찾은 거 같아 특히 마음에 들었어요."
정연재 작가
특히 이 전시는 작가가 주체가 되어 기획에 참여하고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작품은 전시장 안에서 머무는 데 그치지 않고, 대화와 교류 속에서 확장되며, 이를 통해 작가의 실험성과 시장과의 접점을 찾는 장이자, 예술 생태계의 건강한 흐름을 만들어가는 플랫폼으로 역할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김소영, 김수영, 서도이, 이기찬, 이훈주, 정연재, 제갈선, 조서영, 최형준, 황호동 등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1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20대에서부터 40대 초반까지의 젊은 작가들로 390여명의 응모자 가운데 선정됐다.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동시대 예술의 생생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실험성과 조형적 완성도를 함께 담아낸다.


서도이(32) 작가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오랫동안 관심이 있어왔는데 함께하게 되어 굉장히 뜻깊다"며 "멋진 작가님들도 뵙고, 김리아갤러리 선생님들께서 유익한 교류 프로그램도 준비해주셔서 많이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황호동(29) 작가는 "마중물은 저에게 지속 가능성을 알려준 것 같다"며 "마중물을 통해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었고, 작업 스타일에 확신을 잃어갈 때 쯤 공모전이 선정되어 작은 빛을 찾게 되었다"고 했다.
정연재(33) 작가는 "신진 작가들에게 첫 시작의 기회를 건네는 전시의 취지 때문인지 특별함이 있다"며 "특히 선정된 작가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 전시 너머로 도움을 받는 섬세함이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컬렉터들에게도 좋은 그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수십에서 수백만원까지의 다양한 가격에 수준 높은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한 작품을 두고 함께 온 컬렉터들이 서로 사려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마중물'에 대한 김세정 김리아갤러리 대표의 애정은 각별하다.
신진 작가들을 키우고 그들 간의 교류를 활성화해주는 장을 마련해 주기 위해 10년째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김 대표는 전시 오프닝인 10일에도 전시장 곳곳을 누비며 세심하게 전시를 살피고 작가들을 맞이하게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김 대표는 "'마중물 2025'는 지난 10년간의 궤적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의 10년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다양한 가능성과 젊은 시도가 응축된 이번 전시는, 지금 이 시대의 예술을 가장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는 자리로, 젊은 예술가들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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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곽인숙 기자 cinspa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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