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데 0칼로리 죠스바, 스크류바가 노벨상감? 뿌듯했죠"[New & Good]
"2017년부터 당·칼로리 저감 연구
황금비 찾으려 하루 20개씩 먹어
맛·건강 모두 잡아 제품 군도 넓혀"
롯데어워즈서 R&D 분야 최우수상

2023년 말 롯데중앙연구소 디저트2팀이 반년 동안 공을 들여 만든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은 빛을 보지 못했다. 과일바 형태의 신제품이었으나 내부 회의 결과 소비자에게 친숙한 기존 아이스크림 제품에 제로 칼로리를 적용하자고 결론냈다. 그래서 고른 제품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롯데웰푸드의 죠스바, 스크류바였다.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 자체가 어려운 과제인데 이를 죠스바, 스크류바에 구현하는 건 더욱 난도가 높은 작업이었다. 누구나 아는 맛이라 조금만 못 미쳐도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끝내 롯데웰푸드는 2024년 4월 제로 칼로리 죠스바, 스크류바를 선보였다. 세계 최초의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 개발을 이끈 디저트2팀의 지진우 팀장, 서형균·홍안나 연구원을 8일 서울 강서구 롯데중앙연구소에서 만났다.
1983년 설립한 롯데중앙연구소는 롯데그룹 내 먹거리 제품을 연구·개발(R&D)하는 본부다. 아이스크림을 담당하는 디저트2팀 연구진은 많게는 일 년에 신제품을 40~50개까지 내놓는 빙과 전문가다. 롯데웰푸드의 신제품 또는 기존 제품 리뉴얼 개발, 편의점 등에서 의뢰한 PB(자체브랜드) 상품, 커피 브랜드 매장 등에서 사용하는 B2B(기업 간 거래)용 아이스크림까지 만든다.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의 출발점은 디저트2팀이 당, 칼로리를 떨어뜨리는 저감화 연구에 나선 2017년 무렵이다. 소비자가 건강한 먹거리에 차츰 관심을 가지던 때였지만 제로당, 제로 칼로리는 물론 저당, 저칼로리도 아직 낯선 개념이었다. 당과 칼로리를 낮춘 제품은 전체 식품을 통틀어 시작 단계였고 아이스크림은 아예 없었다.
한 해 신제품만 50개, 아이스크림 전문가

살찌고 칼로리가 높다는 아이스크림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디저트2팀은 같은 해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라이트엔젤을 개발했다. 기존 아이스크림 필수 원료인 당류, 분유, 유크림에 모두 들어있는 칼로리를 덜어냈다. 아이스크림의 달콤한 맛을 내는 설탕, 우유를 대신하는 대체재를 찾는데 공을 들였다.
다만 이 제품은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지 팀장은 "미각이 섬세한 한국인은 맛에 대한 기준이 높은 편"이라며 "저칼로리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진한 아이스크림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에게 생소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연구진은 이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 성과물로 나온 게 2021년 제로당 아이스크림과 2024년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이었다. 1호 제로당 아이스크림은 초코바였다. 초코는 설탕 등을 제외하면서 자칫 생길 수 있는 빈 맛을 소비자가 느끼지 않도록 해주는 소재였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2022년 롯데웰푸드가 제로당 브랜드 '제로'를 내놓는데 바탕이 됐다.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은 제품화하기까지 연구 기간만 1년으로 일반 신제품보다 네 배 가까이 더 걸렸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았기 때문이다.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 개발은 제로당과 비교해도 고난도 작업이었다. 칼로리는 거의 모든 원료에 들어있어 일일이 대체재를 찾아야 해서다.
맛·건강 모두 잡은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 재료로서 대체 원료가 지닌 한계를 뛰어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다. 설탕 대신 활용하는 대체당을 예로 들면 단맛 지속성이 떨어지고 특유의 쓴맛이 있는 데다 빨리 녹기까지 했다.
연구진이 기존 죠스바, 스크류바와 같은 맛을 내는 황금 배합 비율을 찾기 위해 하루에 시제품 등을 20개까지 베어 먹었다. 동시에 아이스크림 모양을 오래 유지할 방법으로 이중구조를 떠올렸다. 아이스크림 내부는 맛에 집중하고 외부는 다소 싱겁더라도 얼음처럼 딱딱하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제로 칼로리 죠스바, 스크류바는 출시 한 달 만에 720만 개 팔리는 등 인기를 끌었고 이후 수박바로 제품군을 넓혔다. 서 연구원은 "다이어트에 신경 쓰는 빛과 같은 제품이라 개발자에게 노벨상을 줘야 한다는 반응을 봤을 때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디저트2팀은 5월 열린 롯데어워즈에서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을 개발한 공로로 R&D 분야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지 팀장은 "출근하면 늘 하는 제품 개발로 상을 받으니 인정과 보상을 받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가장 앞서 나가는 '퍼스트 무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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