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줍줍할 기회가 열렸다?…불황 속 세계 미술시장, 가격 떨어지자 거래건수 늘어나 [아트마켓 사용설명서]
지난해 글로벌 미술시장 82조
고가 대신 중·저가 거래 증가
온라인·소규모 갤러리 성장세
거래액 12%↓ 작품 수 3%↑
1분기 국내 경매는 31% 급감
과거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돼
합리적 가격에 작품 선점 기회
미술 서비스 비용 증가는 과제

다만 미술시장 역시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이 반복돼온 만큼 지금의 트렌드를 잘 읽고 불확실성에 잘 대비하면 좋은 작품을 합리적 가격에 선점하고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근 세계 최대 아트페어 플랫폼인 아트바젤과 스위스 금융그룹 UBS가 공동 발간한 ‘THE ART MARKET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미술 시장 총 거래액은 575억달러(약 81조9375억원)로 2022년 678억달러(약 96조6150억원), 2023년 650억달러(92조6250억원) 대비 12% 감소했지만, 거래 작품 수량은 3% 증가했다.
총거래액이 감소한 것은 팬데믹 이후 2021~2022년의 호황이 둔화하면서 2년 연속 하락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지정학적 긴장, 경제 변동성, 무역 분열이 지속되면서 일부 시장에서는 고질적인 높은 인플레이션과 장기 금리 상승, 기타 지역별 문제들이 매수자와 매도자의 심리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거래 작품 수량은 약 3% 증가한 약 4050만건에 달했는데, 이는 2023년에 작품 수량이 전년 대비 4% 증가한 것에 연이은 증가세다.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거래가 증가한 데다 고가 작품의 거래는 줄어든 반면 중·저가 작품의 거래가 활발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000만 달러(약 140억원)이상 작품의 거래 건수는 39% 감소한 반면, 5000달러(약 700만원대) 이하 저가 작품 시장은 거래량과 거래액이 모두 13%, 7%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한 신진작가의 작품 거래량 증가가 젊은 컬렉터들의 유입으로 인한 현상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하지만 마냥 낙관적으로 보긴 어렵다. 일부 작품의 경우 1~2년 전과 비교해 작품의 가격이 3분의 1 이하로 하락된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한때 호황을 누리며 가격이 상승했던 동시대 미술 부문의 거래 규모는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됐고, 경매 매출 역시 36% 감소했다. 이는 불경기에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장 수요가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검증된 작가들의 작품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폴 도노반 UBS 웰스 매니지먼트 글로벌 수석은 “대부분의 선진국은 지난해 경제 상황이 연찬륙했고, 경제적 관점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겠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며 “막대한 부의 이전과 세계 경제 환경의 변화 속에서 우리는 미술 시장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세계 미술시장의 판매 가격 조정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은 여전히 높으며 새로운 구매자의 유입으로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양상은 국가, 도시별로도 약간의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홍콩은 ‘아트바젤 홍콩’과의 시너지로 전년 대비 5배 가까운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반면 브렉시트 여파와 구매 수요 이탈로 영국 런던은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미술품시가감정연구센터는 “전후 및 현대미술의 회복, 와인과 같은 틈새 수집품의 부상, 온라인 경매의 성장 정체 등은 시장 회복이 균일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국내 시장은 글로벌 시장보다 더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경제는 정치적 불안정과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아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됐고,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미술품시가감정연구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아트마켓 트렌드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9개 주요 경매사의 낙찰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8% 감소하며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고, 특히 10억원 이상의 낙찰작이 단 한 점도 나오지 않았다. 평균 낙찰가와 낙찰률 역시 곤두박질 쳤다.
올해 1분기 국내 경매 시장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은 1월 케이옥션에서 출품된 김환기의 ‘무제’로, 낙찰가는 7억8000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10억원 이상에 낙찰된 작품이 두 점 있었던 것과 대비된다. 고가 작품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는 다른 시각에서 보면 같은 수준의 작품을 더욱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도 된다.
미술품시가감정연구센터는 “시장에서 만들어진 작가에 대한 불안함을 체험한 수집가들의 태도는 즉흥적인 소비에서 신중한 선택으로 옮겨 가고 있다”면서도 “혼란스러운 가운데 더할 나위 없는 신중함을 보여주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지난 시장을 되돌아보고 분석하여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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